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한 지 296일 만에 내린 결정으로, 그동안 '탈당하신 분'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일관해온 당의 첫 명확한 절연 선언이다.
국민의힘은 9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당의 향후 방향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저녁 서울 중구의 한 식당 앞에서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 및 시의원들과 당의 결의문 채택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 지난해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지난달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1심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상황에서도 명확한 입장 표명을 미뤄왔던 당이 처음으로 공식 절연을 선언한 것.
당내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지난달 20일 사실상 '윤어게인'을 언급하면서 위기감이 극에 달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 없이는 6·3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날 의원총회에서 뜻을 모으게 됐다.
의총 과정에서는 결의문 초안을 공개하고 의원들이 함께 수정 작업을 진행했다.
결의문에서 국민의힘은 "잘못된 12·3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큰 혼란과 실망을 드린 데 대해서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뉴스1
이어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명백히 반대한다"며 "대한민국도 국민의힘도 결코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내 구성원 간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모든 행동과 발언을 중단하고 대통합에 나서겠다"며 내부 결속을 다짐했다.
국민의힘은 "당의 전열을 흐트러뜨리고, 당을 과거의 프레임에 옭아매는 일체의 언행을 끊어내겠다"며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모든 역량을 하나로 모으겠다"고 결의했다.
향후 정치 방향에 대해서는 "이재명 정권의 반헌법적 폭주에 대항하기 위해 자유민주주의 수호, 사법파괴 저지, 헌법 가치 존중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나라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모든 국민들을 하나로 결집해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와 국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결연히 싸워나가겠다. 그리하여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공개 발언에서 당이 국민 앞에 명확히 해야 할 사안들을 제시했다.
12·3 비상계엄에 대한 명확한 사과와 반성,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한 당의 입장 정리, 당내 부적절한 언행 경계, 이재명 정권의 반헌법적 행태에 맞서기 위한 의원들의 총의 등이 주요 의제로 압축됐다.
3시간 동안 진행된 비공개 의총에서는 의원들이 장 대표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의총 내내 발언 없이 침묵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