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의 산성도가 높아질수록 산호의 생물다양성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 지구 해양 생태계와 식량안보에 광범위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최근 호주 해양과학연구소(AIMS)가 파푸아뉴기니 밀른베이 연안에서 10년간 진행한 장기 관측 연구에서 해양 산성화가 산호 생태계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이 확인됐습니다.
연구팀은 화산성 이산화탄소가 분출되는 밀른베이 남동부 연안의 37개 관측 지점에서 해수 산성도와 온도, 빛, 해류를 측정하며 산호 종 구성과 어린 산고의 밀도 변화를 추적했습니다. 이 지역은 마그마 활동으로 해저 틈새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어 자연 상태에서 해양 산성화 과정을 관찰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호주 해양과학연구소
10년간의 관측 결과, 이산화탄소 분출 지점에서 5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는 다양한 가지형 산호와 연산고, 유생 산고가 풍부하게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분출 지점에 가까워질수록 수소 이온 농도 지수(pH)가 낮아지면서 이들 종이 급격히 감소했고, 대신 조직층이 두꺼운 '포리테스(Porites)' 속의 바위형 산고와 석회질이 없는 해조류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특히 표면적이 넓고 조직층이 얇은 복잡한 가지형 산고와 연산고, 어린 산고가 산성화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샘 누난 AIMS 산고초생태학자는 "문제는 이 종들이 수많은 어류와 무척추동물의 서식처를 제공하는 핵심 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사 지역에서 관측된 산성도는 다양한 탄소배출 시나리오에서 제시되는 2100년 전망치와 일치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는 20~30년 내에 전세계 산고초 생태계가 해양 산성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진은 산고 개체수가 급격히 붕괴되는 특정 임계점은 관측되지 않았지만, 산고의 다양성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확인했습니다. 산고 다양성의 감소는 먹이망 붕괴로 이어져 수산 자원 감소와 연안지역 공동체의 생계 위협, 나아가 전 지구 식량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누난 연구원은 "산업혁명 이후 이미 변화가 누적되어 과거의 임계점을 지나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며, 향후 햇빛과 수온 변화까지 추가 관측해 산성화의 임계점 존재 여부를 살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해 9월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IK)는 전세계 바다가 산성화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해양산성도가 이미 안전 기준선을 초과해 조개류와 산고초 등 해양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진단했으며, 화석연료 연소와 산림벌채를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포츠담 연구소는 현재와 같은 배출 추세가 지속될 경우 바다의 완충 능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