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22개월 걸리던 화장품 소재 검증, AI로 하루 만에... LG가 만든 특허 기술

신소재와 신약 개발에 활용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둘러싼 특허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국가대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1차 평가에서 전 부문 1위를 기록한 LG AI연구원이 이번에는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을 마치며 지적재산권 확보에 나섰습니다.


LG AI연구원은 최근 AI 기반 신소재·신약 개발 기술인 '엑사원 디스커버리'에 대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등록번호 제2869378호로 등록된 이번 특허는 신물질 연구개발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기술을 보호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논문과 특허 문헌, 분자 구조,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멀티모달 데이터를 분석해 유망 후보 물질을 도출하는 AI 기반 신소재·신약 개발 플랫폼입니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수십 배 빠른 속도로 후보 물질을 탐색하고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입니다.


이번 특허의 가장 큰 특징은 비정형 문서에서 분자 구조를 추출해 번호를 부여하고, 연구자의 질의에 따라 특정 물성을 예측하며, 실험을 설계하고 신물질을 도출하는 일련의 과정이 청구항에 포함돼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알고리즘이나 수식 개선에 초점을 맞춘 기존 AI 특허와 달리, 실제 연구 흐름 전반을 보호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른바 '길목 특허' 성격을 갖는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LG참고자료]1.jpg사진제공=LG


LG AI연구원의 특허는 데이터 분석부터 실험 설계, 신물질 예측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사한 성능의 AI 모델이 등장하더라도 연구자가 분자 구조나 화학식을 직접 입력하거나 수작업으로 연결해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해, 연구 속도와 편의성 측면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LG AI연구원은 이러한 구조적 차별성을 근거로, 연구자가 자연어 질의를 통해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의 시스템을 구현하려면 자사 특허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회사 측은 해당 기술이 연구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유사한 기능을 구현할 경우 특허 침해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LG는 이 기술을 화장품 소재와 배터리 소재, 신약 개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구조 설계와 실험실 합성, 물성 시험을 반복해야 하는 화장품 소재 개발 과정에서 성과를 냈다는 설명입니다.


[LG참고자료] 2.jpg사진제공=LG


회사 측에 따르면 약 4000만 건의 물질을 대상으로 합성 가능성, 물성 충족 여부, 유해물질 발생 가능성을 동시에 검토하는 데 기존에는 약 22개월이 소요됐으나,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활용하면서 하루 이내로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LG생활건강은 이 기술을 활용해 AI 기반 신물질을 적용한 화장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LG는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향후 배터리와 반도체, 신약 분야까지 확대 적용해 신물질 탐색에 특화된 '화학 분야 AI 에이전트'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특허 등록은 그룹 차원의 기술 전략과도 맞물립니다. 구광모 LG 대표는 최근 신년사에서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변곡점에서는 지금까지의 성공 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혁신을 위해서는 생각과 행동이 변해야 하며 '선택과 집중'이 그 시작"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특허 확보를 이러한 전략이 실제 기술 투자로 이어진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d.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LG AI연구원은 2022년 이후 현재까지 국내 255건, 해외 188건, 국제 출원 130건 등 총 573건의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유경재 LG AI연구원 IP 리더는 "AI 모델의 성능 평가는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수 있지만, 핵심 프로세스를 특허로 선점하는 것은 기술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수단"이라며 "AI 기반 연구개발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