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전화에 낯선 남성들이 찾아와"... 영국서 스마트 안경 '몰카'에 女 피해 호소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몰래카메라 범죄가 영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여성들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난 29일 영국 BBC는 영국과 미국, 호주 등에 거주하는 여성 7명이 스마트 안경을 통한 불법 촬영 피해를 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촬영된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되면서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런던의 한 상점에서 피해를 당한 딜라라는 남성이 말을 걸어와 대화를 나누며 연락처를 주고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스마트 안경으로 모든 상황을 몰래 녹화하고 있었습니다.


인사이트BBC


해당 영상은 틱톡에 업로드되어 13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딜라라의 개인 연락처가 전 세계에 노출되었습니다. 이후 딜라라는 무수한 전화와 메시지에 시달렸으며, 심지어 낯선 남성들이 그의 직장까지 찾아오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인 킨은 잉글랜드의 해변에서 수영복을 입고 있을 때 한 남성이 다가와 칭찬을 하며 직장과 인스타그램 계정 등 개인정보를 물어봤다고 말했습니다. 이 남성 역시 스마트 안경으로 은밀하게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킨의 영상은 틱톡에서 690만 회 조회되었고 인스타그램에서는 10만 개의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이후 킨은 수천 건의 성희롱 메시지를 받아야 했습니다.


BBC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틱톡과 인스타그램에는 이와 유사한 영상이 수백 개 확인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영상은 남성 인플루언서들이 메타 스마트 안경을 사용해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이러한 영상을 활용해 SNS 사용자들에게 연애 조언을 제공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딜라라는 틱톡에 해당 영상에 대해 신고했지만 "규정 위반 사항이 없다"는 답변만 받았습니다. 킨은 촬영자에게 직접 영상 삭제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습니다.


사생활 보호 전문 변호사는 "현재 영국에는 공공장소에서 당사자 동의 없이 촬영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금지하는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메타와 에실로룩소티카가 공동으로 제작한 스마트 안경은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총 200만 개가 판매되었습니다.


메타는 BBC의 논평 요청에 대해 "촬영 시 LED 표시등이 켜져 촬영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피해 여성들은 "촬영 중 어떤 불빛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제스 필립스 영국 내무부 여성 안전 담당 장관은 BBC에 보낸 성명서에서 "여성과 소녀들을 몰래 촬영하는 행위는 혐오스러운 범죄이며, 우리는 누구든지 이를 통해 이익을 취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