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이마트 가면 보이는 9900원짜리 위스키... 어떻게 '이 가격'에 판매가 가능하죠?

이마트와 이마트24 등 대형마트 또는 편의점 주류 코너에 가면 1만원 정도면 살 수 있는 저가형 위키스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위스키 한 병 가격이 국밥 한 그릇 값과 비슷해진 이 낯선 풍경에 소비자들은 호기심과 의구심을 동시에 보냅니다. 


이외에도 5만원 이하의 수많은 위스키들이 마트와 편의점 진열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에서 9900원에 판매 중인 위스키 '블랙 앤 화이트' / 이마트 에브리데이 홈페이지이마트 에브리데이에서 9900원에 판매 중인 위스키 '블랙 앤 화이트' / 이마트 에브리데이 홈페이지


 

"이거 진짜 위스키가 맞나?" 하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술은 엄연한 위스키가 맞습니다. 정식으로 '블렌디드 위스키'로 분류되는 제품입니다. 


다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고급 위스키와는, 만들어지는 방식과 유통 구조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위스키의 대표적인 두 종류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싱글몰트(Single Malt)'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싱글몰트는 보리로 만든 맥아만을 원료로 쓰고, 한 곳의 증류소에서 만든 원액만 병에 담은 위스키를 말합니다.


각 증류소의 환경과 전통적인 제조 방식이 맛에 고스란히 반영돼 향과 풍미가 깊은 것이 특징입니다. 


대신 원재료비가 높고 숙성 기간도 길어, 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하나는 '그레인 위스키'입니다. 이름처럼 여러 곡물을 원료로 쓰는데, 보리 대신 옥수수나 밀 같은 곡물이 주로 활용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이런 원료들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연속식 증류기를 이용하면 대량 생산도 가능합니다.


쉽게 말해, 향과 개성이 강한 몰트 위스키와 달리 그레인 위스키는 맛이 깔끔하고 가볍게 마시기 좋은 술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유명 블렌디드 위스키들은 이 두 종류를 섞어 만듭니다. 


몰트 위스키로 향과 깊이를 살리고, 그레인 위스키로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는 방식입니다.


초저가 위스키 역시 이런 블렌딩 방식을 활용합니다. 


다만 가격을 낮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그레인 위스키의 비중을 높이고 몰트는 향을 더하는 수준으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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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비싼 재료는 줄이고 생산 효율이 높은 원액을 늘려 전체 원가를 낮추는 구조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여기에 한국의 주류 세금 구조도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나라는 술 가격에 따라 세금이 매겨지는 종가세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수입 가격이 낮아질수록 붙는 세금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위스키는 세 부담이 큰 술에 속하지만, 들여오는 가격 자체가 낮아지면 소비자 가격도 크게 내려갈 수 있습니다. 


원액 배합이나 거래 조건을 조정해 수입 단가를 낮추면 9,000원대 판매가도 이론적으로 가능해집니다.


GettyImages-2211023084.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마지막으로 유통사의 판단이 더해집니다. 


9,900원 위스키는 개별 상품만 놓고 보면 유통사 입장에서 마진이 크지 않은 품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가격의 제품을 내놓는 이유는 최근 급증한 '하이볼' 열풍과 맞닿아 있습니다. 


위스키 향이 상대적으로 약해도 탄산수나 시럽을 섞으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입니다.


위스키 자체에서 큰 수익을 내기보다는, 소비자를 매장으로 끌어들여 탄산수나 얼음, 안주 같은 연관 상품 구매로 이어지게 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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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9,900원 위스키는 저가 원액 배합, 세금 구조, 물류 효율화, 유통 전략이 맞물려 탄생한 '하이볼용 위스키'에 가깝습니다.

한 병의 9,900원짜리 위스키가 한국 주류 시장의 변화 방향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