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테슬라 상징이었던 '모델S' 단종"... 머스크가 고급 전기차 버리고 로봇에 '올인' 선언한 배경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가 대표 모델인 '모델S'와 '모델X'의 생산을 올해 2분기 중 중단하고, 해당 생산시설을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공장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 시간) 콘퍼런스콜에서 밝힌 이번 결정은 테슬라가 전기차 중심 사업구조에서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됩니다.


머스크 CEO는 "이제 모델S와 X 프로그램을 명예롭게 마무리할 때가 됐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미래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GettyimagesKorea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GettyimagesKorea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정규 거래에서 0.10% 하락했으나, 실적 공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는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한때 4%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모델S는 2012년, 모델X는 2015년 출시되어 전기차 대중화를 이끈 상징적인 모델들입니다. 테슬라가 2008년 로드스터를 처음 선보였지만, 실질적인 대량 양산 시대를 연 것은 모델S였습니다. 


하지만 보급형 모델3(세단)와 모델Y(SUV)가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으면서 두 고급형 모델의 판매량은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모델S의 판매가는 9만 5000달러(약 1억 3500만원), 모델X는 10만 달러부터 시작하는 반면, 모델3와 모델Y는 각각 3만 7000달러와 4만 달러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입니다. 


지난해 판매량 중 모델3·Y가 97%를 차지한 반면, 모델S·X와 사이버트럭 등은 3%에 그쳤습니다.


Model S Main Hero모델S / 테슬라 홈페이지


모델S와 모델X 생산이 중단되면서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은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생산 기지로 탈바꿈됩니다. 


프리몬트 공장은 원래 제너럴모터스(GM)가 1962년부터 조립 공장으로 사용했던 곳으로, 경영난으로 폐쇄된 후 2010년 테슬라에 인수되었습니다.


테슬라는 미국 자동차 역사가 깃든 이 공장을 연간 100만 대의 휴머노이드 생산 기지로 재편할 계획입니다.


테슬라는 2021년 처음 로봇 구상을 공개한 이후 본격적인 상용화에 착수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부터는 오스틴 공장에 옵티머스를 투입해 훈련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9월 테슬라 가치의 80%가 자사 옵티머스에서 나올 것이라며 전략 변경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테슬라 차세대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2세대' / 테슬라테슬라 차세대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2세대' / 테슬라


머스크 CEO는 이날 1분기 안에 양산을 염두에 둔 첫 번째 모델인 3세대 옵티머스를 공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휴머노이드가 집안일부터 화성 개발까지 담당할 것이라고 주장해온 그는 지난주 세계경제포럼에서 내년 말 일반 소비자에게도 옵티머스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머스크 CEO는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지정학적 위험에 구애받지 않고 AI 반도체를 확보해야 한다며, 미국에 반도체 공장 건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삼성전자와 TSMC·마이크론 같은 전략적 파트너를 넘어선 공급망까지 고려하더라도 그들이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는 부족하다"며 "3∼4년 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제약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테슬라 테라 팹(공장)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번 발표는 테슬라의 실적 부진과 전기차 시장 둔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테슬라가 이날 공개한 4분기(10~12월)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전체 매출은 948억 달러로 전년 대비 3% 감소했습니다. 테슬라 연간 매출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연간 순이익도 1년 새 46% 급감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중국 BYD 등 후발주자들의 거센 추격으로 테슬라 판매량은 2023년 181만 대, 2024년 179만 대, 2025년 164만 대로 2년 연속 후퇴했습니다. 


반면 중국 내수시장을 장악한 BYD는 지난해 226만 대를 판매해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1위에 올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면서 테슬라는 미국 시장에서도 타격을 받았습니다.


테슬라의 이번 선언으로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위한 자동차 제조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현대차는 2028년부터 미국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하기로 했으며, 최근 테슬라에서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사업을 총괄했던 밀란 코박을 그룹 자문역으로 영입했습니다.


인공지능(AI)과 물리적 세계가 결합한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테슬라와 현대차 등 AI 제조사들 사이에서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차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