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외교정책과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금과 은 등 안전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구리와 알루미늄 등 산업용 금속 가격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 선물 가격은 장중 전일 대비 7.5% 급등한 톤당 1만4125달러(한화 약 2024만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중국 최대 원자재 플랫폼인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도 구리 선물 가격이 전일 대비 5.8% 상승한 10만9100위안(한화 약 2252만원)으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구리 / GettyimagesBank
블룸버그는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대량 거래가 글로벌 시장 전반에 큰 변동성을 야기해왔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중국 내 투기적 거래 물결이 구리 가격 급등을 이끌어 16년여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국영 트레이더 샤먼 C&D의 옌웨이쥔 비철금속 리서치 총괄은 "이번 움직임은 전적으로 투기 자금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상승 움직임이 아시아 거래 시간대에 집중된 점을 보면 (구리 매수 자금은) 거의 모두 중국 자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최근 몇 주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 미국 달러 약세, 실물자산 수요 증가 등이 원자재 가격 급등을 이끌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임기가 끝나면 금리 인하 압박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상하이 코사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츠카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구리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는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AI(인공지능), 반도체, 전력 인프라 건설을 계속 추진하는 한 구리 가격은 명확한 한계 없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29일(현지시간)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의 구리 선물 가격 추이 / 블룸버그
구리는 전기설비와 AI 전산 장비 등에 사용되는 핵심 산업 소재로, 실물경제의 선행지표라는 의미에서 '닥터 코퍼(구리 박사)'로도 불립니다.
다른 원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습니다. ASK리소시스의 에릭 류 부사장은 "원자재들이 돌아가며 랠리를 펼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에 인도되는 알루미늄에 붙는 프리미엄은 앞서 28일 파운드당 1.0005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 프리미엄은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알루미늄 50% 관세' 부과 이후 빠르게 확대되어 왔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철광석 선물 가격은 2.2% 상승한 톤당 105.10달러(한화 약 15만원)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로 사상 처음 온스당 5500달러(한화 약 790만원)선을 넘어섰습니다. 은 현물 가격도 장중 119달러(한화 약 18만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습니다.
도이체방크는 최신 보고서에서 올해 금 가격이 6000달러(한화 약 861만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