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회가 너무 느려서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는 발언 이틀 만에 국회가 대규모 법안 처리에 나섰습니다.
지난 29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비롯해 무쟁점 법안 91건을 일괄 통과시켰습니다.
이날 처리된 법안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국회 공전으로 본회의에 계류돼 있던 176건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2차 종합 특검법 추진,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대응으로 국회가 사실상 마비상태였던 상황에서 이뤄진 결과입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민주당은 당초 1월 안에 '법 왜곡죄' 신설 형법 개정안, '4심제' 논란의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 등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안들을 처리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생 법안 처리 지연 지적이 나오자 기조를 바꿔 28일 여야가 '비쟁점 법안'만 상정해 처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반도체 특별법은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과 보조금 지급, 전력·용수 등 기반 시설 확충, 예비 타당성 면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합니다.
경제 단체들은 이 법안이 우리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국민의힘은 2024년 11월 이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작년 대선에서 반도체 특별법 제정을 1호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연구·개발 인력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을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1년 이상 표류했다가 지난달 해당 조항을 제외하고 산자위에서 합의됐습니다.
간첩법 개정안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습니다. 적국이 아닌 외국의 스파이 행위 처벌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으로 여야 간 이견은 없지만,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 왜곡죄'와 같은 형법 개정안에 묶여 있어 제외됐습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2026.1.29 / 뉴스1
2008년 공휴일에서 제외된 제헌절을 18년 만에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공휴일법 개정안도 통과됐습니다. 7월 17일 제헌절이 올해부터 다시 공휴일이 됩니다.
필리버스터 진행 시 국회의장이 상임위원장 등에게 사회권을 넘길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처리됐습니다.
기존에는 국회의장·부의장에게만 본회의 사회권이 있었으나, 주호영 부의장의 사회 거부로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학영 부의장이 장시간 사회를 전담해야 했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500억원 이상 대규모 국가 연구개발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국가재정법·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 내란·외환죄 수사권을 국군방첩사령부에서 군사경찰로 이관하는 군사법원법 개정안도 통과됐습니다.
대학생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 대상 확대 특별법 개정안, 국립대병원 소관 부처를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국립대병원 설치법 개정안도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연 1회, 1주 단위로 최대 2주까지 단기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 학교급식종사자 건강과 안전 보장 대책 마련을 의무화한 학교급식법 개정안도 이날 처리됐습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재석 197인 중 찬성 119인, 반대 39인, 기권 39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6.1.29 / 뉴스1
공연·스포츠 입장권 암표 거래 전면 금지와 해외 불법 사이트를 통한 K-콘텐츠 불법 유통 차단 내용의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기술침해 소송에서 한국형 증거개시 제도를 도입하는 상생협력법 개정안도 통과됐습니다.
대통령 관저 및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등 공관 인근에서 직무 방해 우려가 없을 경우 옥외 집회와 시위를 허용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처리됐습니다.
이 법안은 대통령 집무실을 옥외집회 및 시위 금지 장소에 새로 포함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