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롯데렌탈 매각 불발… 신유열 '바이오'에 시선 쏠린다

롯데그룹이 추진해 온 핵심 자산 매각 구상이 규제의 벽에 막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인수를 불허하면서, 롯데그룹이 설계해 온 재무 구조 조정과 신사업 투자 전략이 동시에 수정 국면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번 거래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을 매각해 약 1조 6천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구조였습니다. 매각 대금은 차입금 상환과 재무 구조 개선에 쓰일 예정이었습니다. 롯데가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 이후 비핵심 자산 정리를 강조해 온 만큼, 롯데렌탈 매각은 그룹 차원의 상징적 카드로 꼽혀 왔습니다.


그러나 공정위는 렌터카 시장에서 1·2위 사업자가 동일 지배 아래 놓이는 구조를 경쟁 제한으로 판단했습니다. 조건부 승인이나 시정 조치가 아니라 기업결합 금지로 결론이 났다는 점에서, 거래 구조 자체가 규제 환경과 충돌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이에 따라 롯데가 기대했던 현금 유입 시점도 불확실해졌습니다.


롯데월드타워 / 뉴스1롯데월드타워 / 뉴스1


시장의 관심은 자금의 '용처'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호텔롯데는 최근 유상증자 과정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인수하며 투자 주체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기존에는 롯데지주와 일본 롯데홀딩스가 주요 출자자로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증자에서 호텔롯데가 일부 물량을 떠안으면서 바이오 사업 투자 재원에서 호텔롯데의 비중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 때문에 롯데렌탈 매각 불발은 단순한 부채 관리 차질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호텔롯데의 재무 부담을 낮추고 투자 여력을 넓히려던 구상이 동시에 흔들리게 된 탓입니다. 자산 매각으로 숨통을 트고, 그 여력으로 신사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예상과 다른 변수에 부딪히게 됐습니다.


바이오 사업은 그룹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은 분야입니다. 경영 전면에 나선 신유열 부사장은 바이오 사업 각자대표를 맡아 그룹 내 역할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뒷받침할 재원 가운데 일부가 호텔롯데를 통해 조달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매각 무산은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신 부사장이 맡은 사업 축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IB업계에서는 롯데렌탈 매각이 성사될 경우 호텔롯데의 재무 구조가 개선되고, 그만큼 바이오 사업 확대에 필요한 자금 조달 여지도 넓어질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하지만 공정위 결정으로 이 경로가 막히면서, 향후 투자 재원 마련 방식은 보다 보수적으로 조정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번 사안은 롯데의 자산 매각 전략이 가진 취약점도 함께 드러냈다는 평가로 이어집니다. 비상경영 기조 속에서 비핵심 자산 정리를 강조해 왔지만, 가장 큰 매각 카드가 규제 리스크에 걸렸다는 점은 앞으로 이 카드에 또 다른 변수가 생길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일각에서는 "거래 성사 가능성을 지나치게 낙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롯데는 공정위 결정 직후 "그룹 재무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금성 자산과 기존 조달 계획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재무 안정성·단기 유동성보다 '자금 운용의 시간표'에 더 쏠려 있습니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어떤 자산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규제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매각 구상, 특정 계열사에 부담이 집중된 투자 재원 구조, 차세대 성장 축에 대한 자금 설계가 한꺼번에 점검 대상이 됐습니다. 위기 속  반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롯데그룹이 새로운 길을 뚫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