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피고인 CEO' 7년 7개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가장 무거운 혐의' 벗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2018년 기소 이후 7년 7개월 동안 '재판을 받는 최고경영자(CEO)'라는 부담을 안고 경영 일선에 서 있었습니다. 채용 비리 연루 의혹이 제기된 뒤 그의 이름 앞에는 '법정'이라는 단어가 따라붙었습니다. 정치권에서 '사법리스크'라는 단어가 자주 쓰이자 함 회장에게도 잠시간 들러붙기도 했습니다.


금융회사 수장에게 형사 피고인 신분은 결코 가벼운 짐이 아니었고, 그룹 안팎에서는 리더십 공백을 우려하는 시선도 이어졌습니다.


2026-01-29 14 08 35.jpg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그 기간 동안 함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재판 일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주요 의사결정은 그의 책임 아래 이뤄졌고, 조직 운영도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최고경영자가 법정에 서는 장면 자체가 그룹 이미지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지만, 그는 직을 유지했습니다.


29일 나온 대법원 판결은 이 사안에 대한 법적 판단을 새 국면으로 돌려놓았습니다. 대법원은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채용 과정에 개입했다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습니다. 가장 무거운 의혹으로 지목됐던 '청탁 개입' 혐의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뒤집힌 것입니다. 다만 성별 비율을 정해 남성을 우대하도록 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는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법적 판단은 엇갈렸지만, 그가 재판을 받는 동안 그룹 실적은 오히려 개선 흐름을 보였습니다. 기소 이후 부회장을 거쳐 회장에 오른 기간 동안 하나금융은 금리 상승기에 은행 수익성이 회복됐고, 비은행 부문 확대 전략도 병행했습니다. 순이익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사법 리스크가 경영 성과에 직접적인 제약으로 작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룹 이미지도 큰 흔들림을 겪지는 않았습니다. 광고모델 전략과 스포츠 마케팅 효과가 맞물리면서 대외 인지도는 오히려 개선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내부 통제 강화와 조직 안정성을 강조하는 기조가 이어졌고, 시장에서는 "재판과 경영을 분리해 관리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채용 비리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당시와 비교하면, 하나금융에 대한 대외 신뢰도는 더 긍정적으로 돌아섰다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특징주] 하나금융지주, 2%대 상승세… 호실적에 주주환원 기대 - 머니S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이번 판결은 함 회장 개인에게도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업무방해 혐의는 유죄가 확정될 경우 경영 정당성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대법원이 이를 무죄 취지로 돌려보내면서, 최소한 '청탁을 통해 부정 채용을 지시한 최고경영자'라는 프레임에서는 벗어나게 됐습니다. 다만 성차별적 채용 구조에 대한 책임은 남았고, 이는 과거의 낡은 인사 관행에 대한 경영진의 관리 책임을 인정한 판단으로 남았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은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공명정대한 판결에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향후 회사는 안정적인 지배구조 속에서 더 낮은 자세와 겸손한 마음으로 어렵고 힘든 금융소외계층을 세심하게 살피며, 국가미래성장과 민생안정 지원을 위한 생산적금융 공급 및 포용금융 확대에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지속가능한 이익 창출을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환원을 더욱 증대하며, 금융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법 리스크가 100%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가장 무거운 혐의'를 벗었다는 점에서 경영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줄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소 이후 7년 7개월 동안 함 회장은 재판을 받는 상태에서 그룹을 이끌어 왔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실적과 조직 운영이 큰 흔들림 없이 유지됐다는 점은 이번 판결 이후 함께 평가될 대목입니다. 이번 판결로 채용 개입 혐의를 둘러싼 핵심 쟁점은 법적으로 정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