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생리대 비싼 이유 있었네"... 국세청, '4000억 탈루' 생필품 폭리 업체 17곳 세무조사 착수

국세청이 생활필수품 가격 인상을 악용해 거액의 세금을 빼돌린 이른바 '민생 침해' 업체들에 대해 칼을 빼 들었습니다.


지난 27일 국세청은 생활필수품 가격 인상을 주도하며 약 4000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는 17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사는 불공정행위로 서민 부담을 가중시킨 생필품 폭리 탈세자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국세청은 지난해 9월 생활물가 밀접 업종, 12월 시장 교란행위에 이어 세 번째로 생필품 가격에 초점을 맞춘 세무조사를 진행합니다.


조사 대상은 가격담합 등 독과점 기업 5개, 원가를 부풀린 생필품 제조·유통업체 6개, 거래질서를 문란하게 한 먹거리 유통업체 6개 등입니다. 이 중 대기업 2곳, 중견기업 2곳, 중소기업 13곳이 포함됐습니다.


인사이트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이 27일 생필품 폭리 탈세자 세무조사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 국세청


식품 첨가물 제조업체 A는 담합업체와 시세보다 높은 금액으로 원재료를 교차 구매해 매입단가를 부풀렸습니다. 이 업체는 가격을 올리고 이익은 축소한 뒤, 담합 대가를 수취하고 미국 현지사무소 운영비 명목으로 사주 자녀들의 체재비를 부당 지원했습니다.


생필품 제조·유통업체들은 고물가·고환율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을 핑계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실체 없는 특수관계법인을 거래 과정에 끼워 넣거나 허위 용역 제공을 가장해 원가를 부풀렸습니다. 이들은 사주 자녀에게 약 20억원대 고급아파트를 무상 제공하고, 법인 신용카드를 골프장·유흥업소 등에서 사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원양어업업체 B는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1인 특수관계법인을 거래 중간에 끼워 넣어 이익을 사주 일가에게 귀속시켰고, 수산물 유통업체 C는 사주가 100% 지배하는 특수관계법인들을 유통과정에 연속적으로 끼워 넣어 유통 단계마다 이익을 챙기며 유통비용 상승을 유발했습니다.


뉴스1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생리대 등 위생용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제품 고급화를 명목으로 다른 나라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했습니다. 한 생리대 업체는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제품 가격을 34% 인상하고, 가격 인상에 따른 수백억원대 이익을 특수관계법인으로 이전해 법인세를 탈루했습니다.


유아용 화장품 제조업체는 상표권을 사주 개인 명의로 변경한 뒤 법인이 고가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법인자금을 유출했으며, 수산물 도매업체는 가공 수산물을 면세 대상으로 신고해 부가가치세를 탈루하기도 했습니다.


인사이트뉴스1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조세포탈,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칙행위가 발견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도록 조치할 계획입니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불공정행위로 서민생활과 밀접한 생활필수품 가격을 인상하며 폭리를 취하고, 세금은 줄여 신고하는 업체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세무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국민의 삶을 저해하는 반칙과 특권, 불공정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고 단호히 대처해 물가 안정과 서민경제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