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3일(화)

이재용 회장·삼성 일가 美서 '이건희 컬렉션' 참석... 문화보국 직접 알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며 내부 결속과 대외 행보를 동시에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실적이 반등하는 흐름 속에서도 위기의식을 강조한 데 이어, 미국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행사에 직접 참석해 선대회장의 '문화보국(文化保國)' 정신을 알릴 예정입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 총수 일가와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함께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습니다. 오는 28일(현지 시간)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갈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회장은 행사에서 직접 환영사를 맡아, 이 선대회장이 생전에 강조해 온 문화보국 정신과 한국 문화유산의 의미를 소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존 이미지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


이번 출장에는 박학규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장(사장), 김원경 글로벌대외협력실장(사장), 안중현 사업지원실 M&A팀장 사장 등이 동행했습니다.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총수 일가도 순차적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사장)과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도 행사 참석을 위해 미국행에 나섰습니다.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이번 갈라 행사는 이 선대회장과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의 첫 해외 전시를 기념하는 자리입니다. 미국 정·재계 인사 100여 명과 삼성 경영진 등 약 2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닝 등 삼성과 오랜 협력 관계를 이어온 북미 주요 고객사 관계자들도 초청돼 교류의 장이 마련될 예정입니다.


이 회장의 이번 행보는 최근 그룹 내부에 던진 메시지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습니다. 삼성은 최근 전 계열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 세미나를 열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실적이 좋아졌다고 안심할 때가 아니다"라며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존 이미지뉴스1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하며 반등 조짐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를 근원적인 경쟁력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의 자체적 역량 강황에 의한 부분보다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등 외부 환경 변화의 영향이 컸다는 점에서, 기술 격차를 다시 벌리지 않으면 실적 개선 흐름이 오래가기 어렵다는 위기감을 공유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번 교육 과정에서는 이 선대회장이 과거 언급했던 '샌드위치 위기론'도 다시 소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기술 우위를 경계했던 당시와 달리, 현재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까지 더해져 산업 환경이 한층 복잡해졌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회장은 복합적인 경영 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과제로 인공지능(AI) 중심 경영, 초격차 기술을 유지할 수 있는 인재 확보,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단기 실적 관리보다 기술 경쟁력과 체질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한 셈입니다.


워싱턴DC에서 진행 중인 '이건희 컬렉션'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한 국외 순회전의 첫 일정입니다. 전시 제목은 '한국의 보물 :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Korean Treasures: Collected, Cherished, Shared)'로, 지난해 11월 개막해 다음 달 1일 막을 내릴 예정입니다. 개막 이후 누적 관람객은 4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origin_미국을향하는이재용회장.jpg뉴스1


이건희 컬렉션 해외 전시는 이후에도 이어집니다. 오는 3월 7일부터 7월 5일까지는 시카고박물관에서, 9월 10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는 영국박물관에서 전시가 열릴 예정입니다.


재계에서는 이번 미국 방문을 두고, 이 회장이 선대회장의 철학을 매개로 그룹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다시 정비하는 동시에, 북미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행보로 보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외부적으로는 삼성의 문화·기술 이미지를 함께 부각시키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