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수)

"한 방에 3만8천원"... 미용실서 '체중 감량 주사' 맞고 숨진 여성

영국에서 미용실에서 불법으로 체중 감량 주사를 맞은 여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27일(현지 시간) ITV 뉴스에 따르면, 영국 그레이터 맨체스터주에 거주하던 카렌 맥고니걸(53세)이 지난 5월 비만치료제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불법 투여받은 후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카렌은 사망 몇 달 전부터 정신 건강 문제와 체중 고민으로 깊은 괴로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과체중이 내 삶을 망치고 있는 것 같다"며 고통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체중 조절 주사를 맞고 사망한 영국 여성 카렌 맥고니걸(53) [ITV 제공]체중 조절 주사를 맞고 사망한 영국 여성 카렌 맥고니걸 / ITV뉴스


딸은 "어머니가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했고, 어디든 나가기를 꺼려했다"며 "예전 모습을 되찾기 위해 체중 감량을 간절히 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카렌은 동네 병원에서 관련 검사를 받았으나, 영국 국가 의료 시스템(NHS)을 통해서는 약물을 처방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이후 친구들로부터 지역 미용실에서 해당 약물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습니다.


미용사는 주사 한 회당 20파운드(약 3만 8천 원)를 요구했고, 카렌은 여러 번 미용실을 찾아 주사를 맞았습니다.


초기에는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지만, 마지막 주사 후 나흘이 지나면서 심한 복통과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카렌이 미용사와 주고 받은 대화 일부 [ITV 제공]ITV뉴스


딸이 이상 증세를 발견하고 구급차를 호출해 카렌을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이틀 후 결국 사망했습니다.


경찰은 약물을 공급한 업자들을 과실치사 및 규제 약물 공급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당국은 "체중 감량 주사가 비만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많은 증거가 있지만, 투약 전 반드시 자격을 갖춘 의료진의 의학적 조언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암시장에서 판매되는 것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무분별한 사용이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정부가 위고비·마운자로 등을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위고비 맞는 모습 / GoodRx위고비 맞는 모습 / GoodR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