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경찰서가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50대 남성에게 보여준 따뜻한 인간애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청원경찰서는 지난 22일 오전 2시 30분경 청주시 오창읍 소재 편의점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의 전말을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편의점을 찾은 50대 A씨는 5만원 상당의 식료품을 계산없이 가져가려 했습니다.

A씨는 편의점 계산대에서 "배가 고프다. 내일 계산하면 안 되겠냐"고 요청했으나 직원에게 거절당했고, 옷 속에 숨겨둔 과도를 꺼내 보이며 봉투에 담긴 식료품을 들고 편의점을 빠져나갔습니다.

기사와 관계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25일 오전 9시 35분경 A씨를 거주 중인 원룸에서 검거했습니다. 당시 A씨는 침대에 누워있었으며, 형사들이 부축하자 그대로 주저앉을 만큼 극도로 쇠약한 상태였습니다.

경찰의 배려는 이때부터 시작됐습니다. 경찰은 간단한 조사를 마친 후 A씨에게 죽을 사먹이고 병원으로 이송해 사비로 영양 수액 치료를 받게 했습니다. 

가족이 인계를 거부하자 경찰은 계란, 햇반, 라면 등 생필품을 직접 구매해 A씨에게 전달하고 귀가 조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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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경찰 조사에서 "열흘 가까이 굶어 너무 배가 고팠다. 사람을 해칠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A씨는 일용직 노동자로 지난 7월 이후 일거리가 끊기면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려왔습니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은행 대출을 받았지만 연체로 인해 통장까지 압류된 상황이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A씨가 기초생활수급이나 민생회복지원금 등 복지제도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해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경찰은 A씨가 흉기를 소지하고 도주한 정황을 고려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했으나, 전과가 없고 생계형 범죄라는 점을 감안해 불구속 수사로 전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A씨를 데리고 오창읍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기초생활보장제도 신청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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