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에서 남편이 아내를 휴대전화에 '통통이'라고 저장한 것이 정서적 폭력으로 인정받아 법원으로부터 보상 명령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 우샤크 지역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감정 파탄을 사유로 남편과의 이혼을 법원에 요구했습니다.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부부는 법정 청문회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내 측은 남편이 지속적으로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비켜, 난 더 이상 너를 보고 싶지 않아", "악마에게 네 얼굴을 보여줘라" 등의 내용이 포함된 메시지들이 여러 차례 전송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아내는 "남편이 시아버지의 수술 비용을 요구했다"며 재정적 압박도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휴대전화 연락처 저장 방식이었습니다. 아내는 "휴대전화에 내 이름을 '통통이'라고 저장했다. 이 별명은 모욕적이고 혼인 생활을 파탄에 이르게 했다"고 법정에서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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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남편은 "아내가 집에 다른 남자를 데리고 왔다"며 불륜 혐의로 맞고소하며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조사 결과, 해당 남성은 단순히 책을 배달하기 위해 집을 방문했을 뿐이며 성관계와 관련된 어떠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종합적인 판단을 통해 남편의 모욕적 행위와 재정적 압박이 더욱 심각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특히 아내를 저장한 이름이 정서적 폭력에 해당한다며 혼인 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아내에게 물질적, 도덕적 보상을 모두 지불하라"고 남편에게 명령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부부의 이혼이 성사되었으며, 남편이 제기한 불륜 주장은 기각되었습니다. 다만 아내에게 지급될 구체적인 보상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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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법률에 따르면 메시지를 포함하여 타인의 존엄성을 공격하는 언행은 최대 2년의 징역형과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 대한 온라인 반응은 다양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통통이'라고 불리는 건 사실 좀 귀엽게 들린다. 뚱뚱한 게 나쁜 것도 아니고 뚱뚱하다고 불리는 게 반드시 모욕적인 건 아니다"라고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이건 공정한 판결이다. 남편은 아내에게 모욕적인 메시지를 보냈고, 거기서 선을 넘었다"며 법원 판결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또한 "친구들의 이름을 저장한 것을 적어도 불쾌하지 않게 다시 바꿔야겠다"는 반성적 댓글도 등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