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2일(일)

"한국 연예인이 가방에 달았더니"... 50년 만에 부활한 '몬치치'의 정체

일본에서 탄생한 캐릭터 '몬치치'가 5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다시 얻고 있습니다. 1974년 처음 선보인 이 귀여운 캐릭터는 최근 한국과 태국의 유명 연예인들이 패션 액세서리로 활용하면서 뉴트로 열풍의 핵심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닛케이 비즈니스 등 외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 봉제완구 제조업체 세키구치가 제작한 몬치치의 글로벌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몬치치는 주근깨가 있는 얼굴과 공갈 젖꼭지를 물고 있는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입니다.


레드벨벳 멤버 조이가 몬치치 키링을 가방에 달았다. 조이 인스타그램 갈무리조이 인스타그램 캡처


아기 원숭이를 모티브로 한 이 캐릭터의 이름은 프랑스어 '몬(Mon, 나의)'과 일본어 '치치(Chichi, 손가락을 빠는 소리)'를 결합해 만들어졌습니다.


1980년대 이후 인기가 크게 떨어지며 시장에서 사라졌던 몬치치는 1990년대 독일과 2010년대 중국에서 잠시 부활했지만, 진정한 글로벌 재부상은 최근 1~2년 사이에 시작되었습니다. 일본 언론은 태국과 한국의 배우들이 SNS에 몬치치를 가방 키링으로 착용한 모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열풍이 시작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태국의 국민 여배우 촘푸 아라야가 지난해 인스타그램에 몬치치 사진을 여러 장 게시하며 화제를 모았고, 이후 블랙핑크 리사, 레드벨벳 조이, 아이브 레이, 배우 박규영, 배우 손예진 등이 몬치치를 액세서리로 활용하는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일본의 한 몬치치 판매점 관계자는 "2024년에 태국 관광객이 급증했고, 진열만 하면 금세 매진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인기는 아시아 지역을 넘어 미국 등지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Z세대 사이에서는 몬치치를 포함해 라부부, 소니엔젤, 스미스키, 젤리캣 등 다양한 인형 캐릭터가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소비되는 추세입니다.


세키구치의 몬치치 매출은 2024년 2월기 6억 엔에서 2025년 2월기에는 3.7배 증가한 22억 엔, 2026년에는 35억 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키구치는 현재의 인기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지속적인 전략의 성과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요시노 토시타카 사장은 "지난해 몬치치 출시 50주년을 맞이하기 전부터 시행해온 전략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세키구치는 2023년 6월 '주식회사 몬치치'를 설립하고 몬치치를 상징적으로 CEO로 임명하는 독창적인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몬치치는 각종 지역 축제의 홍보대사로도 활동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다나카 카오리 전무이사는 "갑작스러운 성공이 아니다. 오랜 기간 해외 전시회 참가 등 꾸준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최근에는 홍콩 작가 룽카싱이 2015년 창작한 토끼 귀 캐릭터 '라부부'도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일으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2019년 중국 완구업체 팝마트를 통해 본격 유통된 라부부는 블랙핑크 리사와 로제, 가수 리한나 등이 소장품을 SNS에 공개하면서 일본, 미국, 동남아 등지로 인기가 확산되었습니다.


한정판 제품은 정가의 수십 배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