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금단 상태에서 인큐버스 증후군이 발현된 30대 남성의 극히 드문 사례가 의학계에 보고되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도 국립의과대 정신과 의료진이 국제 의학저널 '중추신경계 질환 일차진료 참고저널'에 발표한 이 증례는 남성에게서 나타난 매우 희귀한 사례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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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큐버스 증후군은 초자연적 존재로 인식되는 형상이 성적으로 접근해 온다고 믿는 망상과 환각 현상입니다.
'인큐버스'는 원래 잠든 여성에게 성적으로 접근하는 악마를 지칭하는 신화 속 존재였으며, 여성형은 '서큐버스'라고 불립니다. 과거에는 초자연적 현상으로 여겨졌지만,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파라솜니아나 정신병적 장애의 한 양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 증후군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임상 사례가 10건 미만으로 극히 드물며, 대부분 여성의 조현병 등 원발성 정신병적 질환에서 보고되어 왔습니다. 특히 남성 사례는 더욱 희귀하여 약물 사용이나 신경학적 요인과 연관된 경우가 소수 보고된 정도입니다.
해당 환자는 3일간 지속된 지각 이상과 이상 감각, 불면증을 호소하며 정신과 응급실을 방문했습니다. 10대 시절부터 음주를 시작해 하루 500mL의 브랜디를 마셔온 그는 최근 음주량을 줄이기 시작한 후 불안과 수면장애가 심해졌다고 가족들이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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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는 손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진동을 검은 옷을 입은 여성 4명이 보내는 신호라고 해석했으며, 스스로 만든 알파벳 차트를 통해 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밤에는 여성 형상들이 나타나 신체에 접촉하고 성적으로 접근했으며, 실제 오르가슴까지 경험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존재들로부터 "우리가 너를 죽음의 자리로 데려가겠다"는 위협적인 말을 듣기 시작하면서 극심한 공포를 느껴 병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의료진 검진 결과, 환자는 시각, 청각, 촉각 등 여러 감각에 걸쳐 환각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뇌 CT 검사에서는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간 효소 수치가 경미하게 상승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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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는 명확한 의식과 지남력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자신이 경험한 일이 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부분적으로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의료진은 증상 발현 시기와 음주 이력, 금주 상황을 종합해 알코올 유발성 정신병적 장애로 진단했습니다. 이 질환은 과도한 음주나 금단 시기에 망상이나 환각이 나타나는 정신병적 상태로, 의식은 명료하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식이 혼미해지는 진전섬망과 달리 혼미나 지남력 저하가 두드러지지 않으며, 수면 전후로만 나타나는 전형적인 파라솜니아와도 양상이 다릅니다.
치료는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사용한 알코올 금단 증상 관리에 집중되었으며, 증상은 빠르게 호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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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은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지지적 상담과 가족 심리 교육도 병행했습니다.
의료진은 "물질 사용과 정신병리, 문화적 요인이 얽힌 드문 사례"라며 "금주 과정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정신병적 증상은 조기 인식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22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정신과 입원 환자와 대학생을 비교한 결과, 인큐버스 현상 경험 비율은 각각 12%와 9%로 나타났습니다.
환자군에서는 증상의 빈도와 심각도가 더 높았으며, 비서유럽권 출신자에게서 보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이는 인큐버스 개념에 대한 문화적 친숙성이 증상 경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