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뇌수술' 도중 클라리넷 연주하는 환자?... 수술실에서 벌어진 연주회 (영상)

영국에서 파킨슨병 환자가 뇌 수술 중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놀라운 장면이 포착되어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이스트서식스주에 거주하는 데니스 베이컨(65)이 뇌 심부 자극술 수술을 받는 동안 클라리넷 연주를 선보였습니다.


0003361734_001_20251022192913290.jpgKing's College Hospital


베이컨은 2014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 점진적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파킨슨병은 뇌의 특정 영역이 퇴행되면서 나타나는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환자들은 몸의 떨림과 근육 강직 등의 운동장애 증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베이컨은 원래 활동적인 성격으로 조깅, 수영, 춤, 클라리넷 연주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겼지만, 파킨슨병으로 인한 신체 능력 저하로 하나씩 포기해야 했습니다. 특히 5년 전부터는 클라리넷 연주를 완전히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킹스칼리지 병원 의료진은 베이컨에게 뇌 심부 자극술(DBS) 치료를 권했습니다.


이 수술법은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뚫고 뇌의 특정 부위에 미세한 전극을 삽입한 후 전기 자극을 가하는 치료 방식입니다.


수술을 담당한 키요마스 아슈칸 신경외과 교수는 치료 효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위해 베이컨에게 클라리넷 연주를 요청했습니다.


두개골에 구멍을 뚫고 좌뇌에 전기 자극을 가하자 베이컨은 즉시 오른쪽 손가락을 움직여 클라리넷을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우뇌에 자극을 주자 왼쪽 손가락의 움직임이 더욱 자연스러워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인사이트BBC


아슈칸 교수는 "뇌의 깊은 부분에 전극을 삽입하는 심부 뇌 자극술은 운동 장애 환자의 증상 개선을 위해 오랫동안 확립된 시술"이라며 "뇌에 자극을 주자마자 베이컨의 손 움직임이 즉각적으로 개선되고, 연주 능력도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매우 기뻤다"고 설명했습니다.


베이컨의 뇌에 삽입된 장치에 지속적으로 전류를 공급하는 펄스 발생기는 가슴 부위에 이식되었습니다.


이 충전식 장치는 최대 20년간 교체 없이 사용 가능하며, 베이컨의 뇌 활동을 감지하여 필요에 따라 자극 강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베이컨은 "자극을 받자 손을 훨씬 더 쉽게 움직일 수 있었고, 이로 인해 클라리넷 연주 실력도 향상되었다"며 "걷는 능력도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이제 수영장과 댄스 플로어로 나가서 내 운동 능력이 얼마나 회복되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