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또 다시 '한국 관광객'이 표적이 됐습니다. 이번에는 나라공원에 버려졌다는 '초코송이 과자'가 혐한 논란의 불씨가 됐습니다.
지난 19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 시의원이자 유튜버인 헤즈마류(へずまりゅう)의 아내 시짱은 SNS 플랫폼 X(구 트위터)에 한 장의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습니다.
그녀는 "한국 과자가 버려져 있었다. 내용물이 들어 있는 상태. 정말 악질적이다. 중국이나 한국의 쓰레기가 눈에 띄는데 일본에 관광 와서 대체 뭐 하는 거냐. 동물이 먹어도 상관없다는 거냐. 이기적인 외국인은 즉시 돌아가라. 사슴을 괴롭히는 사람은 용서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습니다.
X 'hezumayome0000'
이어 "초콜릿 과자는 동물에게 독이 된다. 사슴이 먹을 수 있는 곳에 버리지 말라"고 덧붙이며 '오리온 초코송이' 박스 사진을 함께 게재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글이 화제가 되자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일본 여행을 오면서 굳이 자국 과자를 가져오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게 어렵게 들고 온 과자를 몇 개 먹고 버린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의구심을 표했습니다.
또한 사진 속 초코송이 상자에서 '수출용'의 흔적이 보인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즉 일본 현지에서 구입한 것으로, 조작이 의심된다는 것입니다.
오리온 '초코송이' / 사진=인사이트
메이지 '키노코노야마' / 메이지
국내 누리꾼들도 "일본에도 초코송이랑 똑같은 과자가 있다. 심지어 그게 더 맛있는데 굳이 한국산을 가져갈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오리온 초코송이는 일본 메이지 사의 '키노코노야마'와 매우 유사합니다. 주름진 우산 모양의 초코 부분 등 과자 디자인뿐 아니라 포장상자 색도 비슷한데, 초코송이는 1984년 출시됐고 키코노코야마는 9년 앞선 1975년에 출시 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한국인들은 캐리어를 비워서 가는 편이다. 오히려 현지에서 쇼핑할 물건을 담으려고 한다", "누가 일본까지 가서 초코송이를 먹겠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의도적인 '혐한 조장'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한국인이 나라공원에서 사슴에게 청양고추를 먹였다고 주장하며 올린 사진 / X 'hezumayome0000'
실제로 헤즈마류 부부는 과거부터 여러 차례 '민폐 콘텐츠'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들입니다.
헤즈마류는 유튜버로 활동하며 마트에서 계산 전 음식을 먹고 도주해 절도 및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 상태에서 도쿄와 디즈니랜드 등 인파가 몰린 장소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사회의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당시 야마구치현은 이례적으로 그의 실명과 동선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현재 나라시 시의원으로 활동하며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건설 반대, 나라공원 내 쓰레기통 및 방범 카메라 설치 등 생활 밀착형 공약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사슴 학대 영상이 퍼진 뒤 '사슴 보호'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어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헤즈마류가 X 계정에 올린 사진 / X(Twitter)
하지만 올해 2월에는 '한국인이 나라공원에서 사슴에게 청양고추를 억지로 먹였다'며 체포를 요구하는 글을 올려 또다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해당 내용이 허위로 드러났고, 그는 글을 삭제했지만 피해를 입은 한국 관광객은 온라인상에서 심각한 비난에 시달려 여행 중 큰 정신적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동물과 관광지를 명분으로 한 '혐한 콘텐츠'가 반복되면서 일본 내에서도 '정치적 관심을 얻기 위한 의도된 자극'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