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성에서 발생한 복권 당첨 사건이 부부갈등으로 번지면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1,000만 위안이 넘는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남성이 당첨금을 아내가 아닌 여성 BJ에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지난 18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산둥성 더저우에 거주하는 부부는 2016년부터 결혼생활을 이어왔습니다.
남편은 지난해 12월 1,017만 위안(한화 약 20억 2,450만 원)에 당첨되었으며, 세후 실수령액은 814만 위안(한화 약 16억 2,042만 원)이었습니다.
SCMP
당첨 초기 남편은 아내인 위안 씨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며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안 씨는 남편만큼이나 기뻤다고 회상했습니다. 남편은 위안 씨에게 300만 위안(한화 약 5억 9,700만 원)의 잔액이 있다고 알려진 은행카드를 주었고, 위안 씨는 남편에 대한 신뢰로 계좌 잔액을 확인하지 않고 카드를 서랍에 보관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태도는 곧 극적으로 변했습니다. 그는 위안 씨에게 돈을 주는 것을 주저하기 시작했고, 대신 낮에는 도박을 하고 밤에는 여성 BJ들의 라이브 스트리밍을 시청하며 후원금을 주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특히 한 BJ에게는 무려 120만 위안(한화 약 2억 3,890만 원)의 후원금을 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7월에는 남편이 같은 여성과 4일간의 여행을 떠났다가 기차역에서 위안 씨에게 발각되는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위안 씨가 입수한 SNS 채팅 기록에 따르면, 남편은 온라인 대화에서 자신을 '남편'이라고 칭하며 BJ를 '허니'라고 불렀습니다.
그는 BJ에게 "어떤 남자가 좋아? 나처럼 돈 많은 남자는 어때?"라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얼마 후 위안 씨는 남편이 준 은행 카드 계좌에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남편에게 "당신은 나를 부당하게 대했다. 저는 우리 가족에 많은 기여를 했는데 당신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냐"라고 따졌습니다.
위안 씨는 "그가 복권에 당첨되기 전에는 평생 그와 함께 살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는 순식간에 저를 배신했다. 그는 BJ에게 자신의 아이를 낳아주길 바란다고까지 했다. 그가 복권에 당첨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대해 남편은 자신을 변호하지 않았지만 언론에 "저는 돈을 다 썼다. 이제 아내가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위안 씨는 10월 중순 허난TV에 남편의 스캔들을 폭로한 후 이혼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허난성의 한 로펌 변호사는 결혼 기간 당첨된 복권 당첨금은 부부의 공동 재산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변호사는 "남편이 라이브 스트리머에게 팁으로 주는 금액이 가족의 평균 소비 수준보다 훨씬 높을 경우 아내는 법원에 남편이 공동 재산을 공유하지 않도록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남편의 팁 제공 행위가 그와 라이브 스트리머 사이의 부도덕한 관계에 기반한 것이라면 아내는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