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에서 20년간 지속된 좌파 정권이 막을 내리며 중도 성향의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했습니다. 19일(현지시간) 실시된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로드리고 파스 기독민주당 후보(58)가 승리를 거두며 볼리비아 정치 지형의 대전환을 이끌어냈습니다.
엘데베르 등 볼리비아 현지 언론과 AP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파스 후보가 54.6%의 득표율로 우파 호르헤 키로가 후보(65)의 45.4%를 앞서며 당선을 확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파스 대통령 당선인은 다음달 8일부터 5년간의 임기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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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 결과는 지난 8월 1차 투표에서 파스 당선인 32.1%, 키로가 후보 26.7%로 과반 득표자가 없어 치러진 결선투표였습니다. AP통신은 "국가 경제위기에 분노한 유권자들이 결집했다"며 "사회주의운동당(MAS)의 20년 집권에 좌절한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파스 당선인은 1989~1993년 재임한 하이메 파스 사모라 전 볼리비아 대통령(86)의 아들로, 현재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방 언론들은 그의 정치 성향을 중도파 또는 중도 우파로 분류하며, 정부 권한 분산과 민간부문 성장 촉진을 통해 국가 위기를 극복하려는 신중하고 온건한 접근법을 선호한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파스 당선인은 고정환율제 폐지와 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축소를 추진할 방침입니다. 또한 막대한 공공투자를 줄이면서 이전 정권의 정책 모델을 전면 재편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번 정권 교체로 볼리비아는 2005년 대선 이후 20년 만에 사회주의 좌파 정권에서 자유주의 중도 성향 정권으로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볼리비아는 국가 주도 경제 체제 하에서 진행된 무리한 국책사업과 외환정책 혼선으로 인한 중앙은행의 달러 부족 사태, 관료들의 무능과 부패 문제 등으로 총체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파스 당선인은 투표를 마친 후 "매우 불쾌한 시기는 이제 끝장나게 되었다"며 "지금은 변화와 혁신의 시대"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