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테렝가누 주 레당 섬 근처에서 발생한 바다거북 학대 사건이 국제적인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멸종위기 해양생물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말레이시아의 인기 해양공원에서 촬영된 충격적인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영상에는 스노클링을 하던 한 남성이 바다거북의 등껍질과 목 부분을 반복적으로 붙잡는 장면이 담겨 있어 동물 학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SCMP
더욱 충격적인 것은 여러 명의 사람들이 거북이를 에워싸며 수면으로 올라오는 것을 방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영상 속에서는 한 남성이 거북이의 등껍질 위에 직접 서 있는 장면도 포착됐으며, 거북이는 이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헤엄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한 해양보호단체는 강력한 규탄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해당 단체는 "매우 충격적이고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며 "무지하거나 '최고의 경험'이라고 선전하는 관광업체의 무리한 상업성 추구로 인해 발생한 거북이 학대 사례"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거북이의 생존에 직결되는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거북이는 장시간 숨을 참을 수 있지만 폐로 호흡하기 때문에 수면으로 올라와야 한다"며 "만약 거북이가 수면으로 올라오지 못한다면 다른 동물들처럼 익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말레이시아 해역은 멸종위기 거북이, 산호초, 산호어류 등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는 중요한 생태계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 전문가들은 과도한 관광, 오염, 연안 개발 등으로 인해 이러한 소중한 해양 생태계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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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어업법은 해양공원 경계 내에서의 해양생물 접촉, 포획, 학대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10만 링깃(약 3400만원)의 벌금 또는 2년 징역형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현지 당국이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영상 속 인물들의 국적 또한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