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내 머리카락을 사라지게 하다니"... 트럼프, '타임지 표지'에 불만 폭발

트럼프, 타임지에 "최악의 표지 사진" 불만 표출


미국 정치계가 또 한 번 흥미로운 논쟁으로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다룬 타임지 최신호 표지 사진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시작된 이 논란은 미국 정치의 양극화된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사이트(좌) 지난 10일 발행된 타임지 특집호 표지 사진 / X 'TIME', (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지난 14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타임지는 나에 대해 비교적 좋은 기사를 썼지만, 그 사진은 역대 타임지 중 최악(Worst of All Time)일지 모른다"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문제의 표지 사진, 무엇이 논란이 됐나


논란이 된 타임지 표지는 지난 10일 발행된 '그의 승리'(His Triumph)라는 제목의 특집호입니다.


이 호에서 타임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가자지구 평화계획 20개 조항을 다루며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대표적인 업적이 될 수 있다"며 "중동의 전략적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인사이트


그러나 문제는 표지 사진이었습니다. 로우앵글(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구도)로 촬영된 이 사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마 주변 머리카락은 밝은 빛 때문에 하얀 실루엣만 남아 있었고, 주름진 목까지 두드러지게 담겼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내 머리카락을 사라지게 한 다음, 내 머리 위에 떠다니는 왕관처럼 생긴 뭔가를 올려놓았다. 정말 이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나는 낮은 각도에서 사진을 찍는 것을 전혀 좋아하지 않지만, 이 사진은 정말 형편없으며 지적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치적 진영에 따라 갈린 반응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 표출은 즉각 정치적 진영에 따라 상반된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 마리오 나우팔은 과거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이 실린 타임지 표지 사진들과 비교하며 이번 트럼프 사진이 "고의적이며 끔찍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심지어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야 자하로바까지 나서서 "병든 사람들, 악의와 증오에 사로잡힌 사람들, 괴짜들만이 그런 사진을 선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반면, 민주당 진영에서는 이를 조롱거리로 삼았습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문제의 표지 사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목 부위를 모자이크 처리한 이미지를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았습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논란을 트럼프 대통령과 타임지의 '오랜 복잡한 인연'의 연장선으로 해석했습니다.


폴리티코는 "중동 외교에 대한 접근 방식으로 비판과 찬사를 동시에 받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타임지와 오랜 복잡한 인연을 맺고 있다"며 "타임지는 종종 그를 표지에 등장시켰는데 때로는 불리하게 묘사했지만, 두 번이나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