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나타나는 예상치 못한 신체 변화들
운동이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격렬한 신체 활동 후에는 때때로 놀라운 생리학적 반응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난 9일(현지 시각) 호주 더컨버세이션과 기가진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랭커스터대학교 해부학과의 아담 테일러 교수가 격렬한 운동 후 발생하는 독특한 생리 현상 7가지를 상세히 분석했습니다.
입속에서 느껴지는 금속성 맛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운동 강도가 높아지면서 심박수와 혈압이 급상승할 때, 코 점막의 작은 혈관들이 파열되어 미량의 혈액이 목 뒤로 흘러내릴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혈액 속 철분 성분이 특유의 금속 맛을 만들어냅니다.
테일러 교수는 "마라톤이나 사이클링과 같이 폐에 지속적인 부하가 걸리는 운동에서 이러한 현상이 빈번하게 관찰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항문과 유두 부위의 출혈 현상
장거리 러닝 후 항문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운동 중 혈류 분배의 변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격렬한 운동 시에는 혈액이 근육과 폐로 집중되면서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류량이 평상시 대비 최대 80%까지 줄어듭니다.
운동 종료 후 혈류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급격한 혈액 유입으로 인해 혈관 손상이 일어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악화되기도 합니다.
유두 출혈은 '러너스 트러블'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지속적인 마찰로 인한 상처가 주원인이며, 겨울철에는 발기나 땀으로 인한 자극이 더욱 심화됩니다.
주간 달리기 거리가 긴 러너일수록 발생 위험이 높아지며, 주 65km 이상 달리는 사람들 중 약 40%가 유두 출혈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테일러 교수는 "바셀린을 발라 마찰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인 예방법입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피부 반응(땀띠·두드러기)과 발톱 변화
운동으로 인한 과도한 발한은 모공 막힘을 유발하여 땀띠(한진)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피부 표면의 각질, 미생물, 먼지 등이 원인이 되며 대부분 자연적으로 회복됩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통풍이 원활한 운동복을 착용하고, 운동 후 충분한 쿨다운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운동 중 알레르기 반응으로 두드러기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때 히스타민 분비로 인한 가려움과 통증이 동반되며 필요시 항히스타민제 복용이 필요합니다.
러닝이나 테니스처럼 발에 반복적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을 할 경우 '러너스 토 네일(runner's toenail)'이라 불리는 발톱 변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압력과 타격으로 발톱 아래 혈관이 손상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발가락이 신발에 눌리지 않도록 적절한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예방의 핵심입니다.
호흡기(콧물)와 눈의 반응(충혈)
운동으로 호흡이 가빨라지면 코를 통해 더 많은 자극 물질과 미생물이 유입되어 콧물 분비가 증가합니다. 특히 차가운 공기나 건조한 환경에서 운동하는 수영선수나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에게서 흔히 관찰되는 현상입니다.
무거운 중량을 들거나 과도한 힘을 가할 때는 순간적으로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눈 속 미세혈관이 파열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결막하출혈이 발생하여 흰자위에 붉은 반점이 생기지만, 통증이나 시력 저하는 없으며 대부분 2~3주 내에 자연 치유됩니다.
운동 중 성적 쾌감 현상
복부나 코어 근육을 강하게 수축하는 운동 중 성적 쾌감을 느끼는 '코어가즘'이 보고되기도 합니다. 요가, 웨이트 트레이닝, 사이클링, 걷기 등 다양한 운동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주로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엔도르핀 등 쾌감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이 관련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테일러 교수는 "이러한 증상들 대부분은 일시적이며 자연적으로 회복됩니다"라며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각할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진의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