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샤오미 전기차, 7개월 만에 또 인명사고..."문 안 열려 구조 못 해"

샤오미 전기차 SU7, 또 다시 인명사고 발생


중국 전자기기 제조업체 샤오미의 첫 전기차 모델 SU7이 또 한 번 인명사고를 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펑파이신문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18분쯤 쓰촨성 청두시의 한 도로에서 31세 덩 모 씨가 운전하던 샤오미 SU7 전기차가 다른 차량을 추돌한 후 통제력을 잃고 갈짓자로 비틀거리다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질주했습니다.


이후 도로 녹지대를 들이받고 맞은편 차선으로 넘어간 뒤 불이 붙었습니다.


인사이트목격자들이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끄려고 시도하는 모습 / 新浪网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이 차 안에 갇힌 운전자를 구하기 위해 주먹으로 창문을 깨려 했으나 실패했고, 차량 문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한 행인이 대형 렌치를 가져와 유리창을 깨는 데 성공했지만, 차량 내부에서 큰 소리와 함께 폭발이 발생해 구조 시도는 중단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사이트샤오미 SU7 / 新浪网


이번 사고로 SU7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차량의 매립식 손잡이 디자인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SU7의 손잡이는 평소에는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차체에 매립되어 있어, 비상시 외부에서 문을 열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사건으로 테슬라가 대중화한 것과 같은 전자식 손잡이에 대한 재검토가 촉발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 모델Y의 일부 손잡이에 대한 결함 조사를 시작했으며, 중국 당국도 숨김형 손잡이 디자인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사이트新浪网


음주운전 의혹과 샤오미의 입장


중국 청두 공안국 교통관리국은 사고 당일 오후 성명을 통해 "검사 결과 운전자는 음주운전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재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케니응 중국 광다증권 국제전략가는 "최근 사건으로 단기적으로 샤오미 주가가 압박받을 수 있다"면서도 "운전자의 실수(음주운전)라는 경찰의 성명은 주가 하락을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샤오미 주가는 홍콩증시에서 장중 한때 8%대 폭락했다가 5.71%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인사이트지난 3월 29일 안후이성의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샤오미 SU7 화재 사고 현장 / 新浪网


지난 3월에도 안후이성의 한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던 SU7이 가드레일과 충돌해 탑승자 3명 모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두 차례의 치명적 사고가 7개월 만에 연이어 발생하면서 샤오미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SU7은 휴대전화와 소형가전으로 유명한 샤오미가 2021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후 3년 만인 지난해 3월 출시한 첫 전기차 모델입니다.


일반 모델의 가격은 21만 5,900위안~29만 9,900위안(한화 약 4,300만 원~6,000만 원)이며, 고성능 모델인 울트라는 52만 9,900위안(한화 약 1억 600만 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이번 사고는 혁신적 디자인과 안전성 사이의 균형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특히 비상 상황에서 승객의 탈출을 돕는 안전 기능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