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월)

한쪽 앞다리 없이 '철창'에서 살아온 사육곰... 처음 '흙바닥' 밟고 보인 반응

철창 밖 세상 처음 밟은 사육곰 10마리, '곰 마루쉼터'로 옮겨졌다


경기 연천의 한 사육곰 농장에서 평생 철창에 갇혀 살던 곰 10마리가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13일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전남 구례의 '곰 마루쉼터'로 10마리의 사육곰이 안전하게 이주했다"고 밝혔습니다. 


image.png동물자유연대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8월 농장주와 구조 계약을 체결한 뒤 9월 2일 중간 점검을 마치고 지난달 25일부터 본격적인 구조를 진행했습니다. 곰들은 수십 년 동안 뜬장에 갇혀 녹슨 철창 위를 밟으며 살아왔습니다.


그중 한 마리는 앞다리가 하나뿐이었습니다. 싸움의 흔적인지, 오래된 상처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몸으로 버텨온 세월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구조 당일, 안타깝게도 12마리 중 2마리는 숨을 거뒀습니다. 구조 직전부터 심한 쇠약 상태를 보여 마취와 이동 과정조차 버티지 못했습니다. 


image.png환경부


현재 '곰 마루쉼터'에는 10마리가 남아 있으며 대부분이 노령으로 잇몸과 치아가 손상돼 부드러운 사과, 계란 등을 먹으며 회복 중입니다.


남은 사육곰 249마리..."2026년 전, 모두 구조돼야 합니다"


현재 전국 18개 농가에는 여전히 약 249마리의 사육곰이 남아 있습니다. 당진 87마리, 여주 56마리, 나주 22마리 등 대부분이 나이가 많고 건강이 악화된 개체들입니다.


사육곰 산업은 2026년 전면 종식될 예정이지만 농장주가 곰을 내놓지 않으면 구조는 더뎌질 수밖에 없습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이들이 다시는 철창 속에서 고통받지 않도록, 마지막 한 마리까지 구조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전했습니다.


image.png동물자유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