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마차도 수상 확률, 하루만에 3%→72% 급등... 노벨평화상 수상자 사전 유출설

노벨평화상 수상자 정보 유출 의혹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 직전, 베팅 사이트에서 벌어진 수상한 움직임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수상 가능성이 불과 몇 시간 만에 급격히 상승하면서, 노벨위원회가 정보 유출 의혹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지난 10일(현지 시간)영국 일간 가디언과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미국의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마차도의 수상 가능성이 오전 0시 직후 3.75%에서 두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72.8%로 급상승했습니다. 이는 수상자 발표 전 누군가가 내부 정보를 입수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인사이트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 GettyimagesKorea


수상 발표 전까지만 해도 베팅 사이트 이용자들은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고(故)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을 유력 후보로 점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베팅 패턴의 변화는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더티컵(DirtyCup)'이라는 계정의 행보입니다.


폴리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이 계정은 수상자 발표 몇 시간 전 마차도에게 7만 달러(한화 약 1억 원)를 베팅해 3만 달러(한화 약 4,300만 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이 계정이 이달에 새로 개설됐으며, 이전 베팅 이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입니다.


인사이트Polymarket


노벨위원회의 대응


크리스티안 베르그 하르프비켄 노벨위원회 사무국장은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우리가 우리 정보로 돈을 벌려는 범죄자의 먹잇감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노벨 평화상은 노르웨이 의회가 선출한 5인 위원회가 수상자를 결정하며, 비밀 유지가 핵심 원칙입니다.


올해 수상자는 이미 10월 6일에 결정된 상태였고, 마차도가 노벨연구소에서 수상 소식을 전달받은 시점은 발표 10분 전인 오전 10시 50분이었습니다.


인사이트크리스티안 베르그 하르프비켄 노벨위원회 사무국장 / PRIO


더욱 충격적인 것은 하르프비켄 사무국장이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간첩 소행 가능성까지 언급했다는 점입니다.


그는 "내부자가 고의로 정보를 유출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작다"며 "단언할 순 없지만 노벨연구소가 간첩 활동의 표적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노벨연구소가 정보를 취득하려는 국가, 여타 기관 등의 행위자들에게 관심 대상이라는 점은 명백하다"며 "정치적 동기일 수도 경제적 이유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폴리마켓은 사용자들이 다양한 사회·정치적 이슈에 대한 예측을 거래 형태로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선거나 스포츠 등 다양한 이벤트의 결과를 예측해 베팅하는 방식으로, 지난 미국 대선에서는 이용자들이 승자를 맞추는 베팅에 총 30억 달러(한화 약 4조 3,000억 원)를 걸기도 했습니다.


노벨위원회는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시 보안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