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차기 리더십 향방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65번째 생일이 다가오면서 실리콘밸리 최대 기업의 리더십 교체에 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쿡 CEO의 승계를 위한 내부 준비 작업을 조용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쿡 CEO는 오는 11월 1일 만 65세를 맞이합니다. 그는 2011년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후 CEO 자리를 이어받아 13년 가까이 애플을 이끌어왔는데요.
비록 쿡 CEO가 은퇴나 사임에 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는 없지만, 애플은 미래를 위한 리더십 전환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팀 쿡 애플 CEO / GettyimagesKorea
팀 쿡의 애플 경영 성과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으로 사용자와 기술의 상호작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다면, 팀 쿡은 애플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쿡의 리더십 아래 애플은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서비스 기업으로 성공적인 전환을 이루었습니다.
쿡 CEO 체제에서 애플은 애플 뮤직, 애플TV+, 애플 아케이드, 애플 피트니스+ 등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고, 에어팟, 애플 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습니다. 또한 애플 페이를 통해 금융 서비스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혔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재정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쿡이 CEO로 취임했을 당시 약 3,500억 달러였던 애플의 시가총액은 현재 3조 달러를 넘어서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존 터너스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 / GettyimagesKorea
유력한 후계자는?
블룸버그통신은 쿡 CEO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존 터너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을 지목했습니다.
터너스 부사장은 애플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으로, CEO로 승진하기에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50세인 터너스 부사장은 흥미롭게도 팀 쿡이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었을 때와 같은 나이입니다. 이는 향후 10년간 안정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최근 애플은 터너스 부사장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열린 애플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터너스 부사장은 역대 가장 얇은 아이폰인 '아이폰 에어'를 직접 소개했으며, 관련 인터뷰와 런던 애플스토어 출시 행사에도 참석하며 공개적인 행보를 늘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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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애플의 2인자로 여겨졌던 제프 윌리엄스 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수년간 쿡 CEO의 후임으로 거론되었지만, 올해 초 COO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는 연말에 은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외에도 56세의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과 62세의 그렉 조스위악 월드와이드 마케팅 수석 부사장도 후계자 후보로 거론됩니다.
페더리기 부사장은 iOS와 macOS 등 애플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이끌며 제품 홍보에 앞장서 왔고, 조스위악 부사장은 아이패드와 아이폰 출시를 성공적으로 이끈 마케팅 전문가입니다.
애플의 CEO 교체는 단순한 인사 변동을 넘어 글로벌 기술 산업의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특히 인공지능과 확장현실(XR)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현시점에서, 차기 CEO가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어떤 전략을 펼칠지는 애플의 미래뿐만 아니라 전체 기술 산업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창업자 스티브 잡스에서 팀 쿡으로의 리더십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원활한 승계를 통해 혁신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