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침약 사망 사건, 제약회사 대표 체포

인도에서 유독 성분이 함유된 기침약을 복용한 어린이 20여 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해당 약품을 제조·판매한 제약회사 대표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 경찰은 과실치사와 아동 안전 위협 등의 혐의로 제약회사 '스레산'의 대표 랑가나탄 고빈단(75)을 체포했습니다.

고빈단은 독성 물질인 디에틸렌 글리콜(DEG) 성분이 포함된 기침약 '콜드리프'를 제조해 판매함으로써 이를 복용한 어린이들이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콜드리프는 어린이들의 콧물, 기침, 인후통 등 감기 증상 완화를 위해 처방되는 시럽형 의약품인데요. 최소 20명의 어린이가 이 약을 복용한 후 급성 신장손상 증세를 보이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망 사건이 잇따르자 도주했던 고빈단은 경찰의 추적 끝에 지난 8일 새벽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에서 붙잡혔습니다.

치명적인 독성 물질 과다 검출

보건 당국이 콜드리프를 구매한 가정과 소매업체 등을 방문해 약품을 회수하고 검사한 결과, 해당 의약품에서는 허용치(0.1%)의 약 500배에 달하는 46~48%의 DEG가 검출됐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DEG는 인쇄용 잉크나 접착제 제조에 사용되는 유독성 화학물질로, 허용치 이상 섭취할 경우 신장, 간, 신경계에 심각한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성분입니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따라 보건 당국은 즉각 해당 기침약의 생산 중단 명령을 내리고 제조 면허를 정지시켰습니다. 또한 제약회사 공장 내부 수색 과정에서는 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DEG 용기가 다수 발견되어 의도적인 불법 사용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이번 사건 이후 인도 내 9개 주에서는 이 기침약의 판매를 전면 금지했으며, 인도 의약품 관리 당국은 성명을 통해 "일부 제약사들이 원료와 활성 성분의 안전성 검사를 소홀히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의약품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