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엄마, 돈 보내지 마세요"... 캄보디아서 납치된 후 실종된 중국인 대학생의 마지막 통화

캄보디아 납치 피해자의 절박한 호소


최근 캄보디아 등지에서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을 상대로 한 중국계 범죄 조직의 강력범죄가 이어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양청완보(羊城晚报), 중국보(中國報) 등 외신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실종된 대학생의 마지막 통화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인사이트캄보디아 범죄단지로 납치된 후 연락이 두절된 장위시 씨 / WeChat


중국 산둥성 지닝 출신의 21세 대학생 장위시는 캄보디아의 범죄단지로 납치된 후 실종됐습니다.


거의 한 달간 연락이 두절된 상황에서 어머니와 나눈 마지막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많은 이들이 슬픔에 잠겼습니다.


산둥공정직업기술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장씨는 지난 7월 12일에 실종됐습니다. 호텔경영학을 전공하던 그는 여름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위해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 베이하이로 향했다가 연락이 끊겼습니다.


실종 경위와 어머니의 필사적인 노력


장씨의 어머니 저우씨는 아들이 마지막으로 연락한 지 24시간 만에 산둥성 지닝시 옌저우구 다안진 지역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7월 12일 저녁, 저우씨는 지역 경찰을 통해 아들이 다른 학생 3명과 함께 캄보디아로 납치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저우씨는 아들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해 캄보디아 범죄단지 조직원들과 무려 6차례나 음성 및 영상 통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조직원들은 20만 위안(한화 약 3,990만 원)을 요구하며,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장씨가 계속해서 범죄단지에서 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러 차례의 협상 끝에 성사된 모자간의 통화는 듣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약 한 달 만의 통화에서 장씨는 울음을 터뜨리며 "엄마, 제발, 제발..."이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포기한 듯 어머니에게 돈을 보내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통화 말미에는 "엄마, 돈 절대 주지 말고 잘 있어요. 저는 여기서 제 몫을 다 할게요"라는 절망적인 말을 남겼습니다.



장씨를 납치한 범죄조직은 "정식으로 운영되는 회사이며 인신매매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장씨의 어머니 저우씨에게 협상 없이 일시금으로 20만 위안(한화 약 3,990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저우씨는 돈을 지불하더라도 아들이 돌아오지 않을까 우려하며, 몸값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현재 광시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했으며, 베이하이시 공안국은 장위시가 실종된 현장에 3개의 조사팀을 파견하여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사이트캄보디아 앙코르와트 / Unsplash


한편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2022∼2023년 연간 10∼20건 수준에서 지난해 220건, 올해 8월까지 330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고수익을 미끼로 내건 해외 취업 사기에 속아 납치된 피해자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인 범죄 피해 우려가 확산하면서 외교부는 지난달 17일 캄보디아 프놈펜 등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 및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