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월)

다이어트하며 탈모도 치료?... 탈모약에 집에 있는 '이것' 섞어봤더니 재생률 '2배'

달콤한 감미료가 탈모 치료의 새 희망으로


다이어트 음료나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천연 감미료 '스테비아'가 탈모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스테비아의 주요 성분이 기존 탈모 치료제의 효과를 2배 이상 높이는 놀라운 결과가 확인됐는데요. 이 달콤한 감미료가 어떻게 탈모 치료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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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약학대와 호주 시드니대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스'(Advanced Healthcare Materials)에 스테비아 추출물이 탈모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스테비아에 포함된 주요 화합물인 '스테비오사이드(stevioside)'가 대표적인 탈모 치료제 미녹시딜(minoxidil)의 효과를 크게 강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전 세계 식품에 널리 사용되는 스테비아


스테비아는 전 세계 4만여 개 식품에 사용되는 천연 무칼로리 감미료로, 다이어트 음료나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제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설탕보다 수백 배 달면서도 칼로리가 거의 없어 당뇨병 환자나 체중 관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감미료인데요. 이제 이 달콤한 성분이 탈모 치료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연구팀은 스테비오사이드를 미녹시딜과 함께 미세바늘 패치에 담아 탈모가 있는 쥐의 등에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은 쥐를 네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됐는데요. 아무 처치를 하지 않은 그룹, 2% 미녹시딜 용액을 바른 그룹, 약물이 없는 미세바늘 패치를 붙인 그룹, 미녹시딜과 스테비오사이드를 함께 넣은 미세바늘 패치를 붙인 그룹 등으로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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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일 후 결과를 확인했을 때, 아무 처치를 하지 않은 그룹과 빈 패치를 붙인 그룹은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미녹시딜만 바른 그룹에서는 탈모 부위의 약 25%에서 털이 자라났습니다.


그러나 미녹시딜과 스테비오사이드를 함께 사용한 그룹은 2주 만에 털이 나기 시작했고, 한 달 뒤에는 약 67.5%의 부위가 새 모발로 덮였습니다. 이는 미녹시딜만 사용했을 때보다 2배 이상 높은 효과를 보여준 것입니다.


연구진은 스테비오사이드가 모발 성장에 직접 작용하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녹시딜의 체내 흡수를 높여 약효를 강화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드니대 약학과 라이펑 캉 박사는 "스테비오사이드를 활용하면 미녹시딜의 효과를 더 자연스럽고 효율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녹시딜은 혈류를 증가시켜 모낭의 성장기를 연장하고 새로운 머리카락 성장을 촉진하는 약물입니다.


일반적으로 겔이나 폼 형태로 두피에 바르지만, 피부 흡수율이 낮아 하루 두 번, 6개월 이상 사용해야 효과가 나타납니다. 또한 드물게 손·발 부기, 가슴 통증, 얼굴·몸의 털 증가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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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스테비아를 식품 형태로 섭취한다고 해서 모발이 자라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스테비아 제품에는 스테비오사이드 외에도 에리스리톨 같은 첨가물이 포함돼 있어 동일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소규모 동물실험에 그쳤으며, 인체 적용 시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합니다.

탈모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성인 남성의 약 3분의 2가 35세 이전에 탈모를 경험하며, 50세에는 그 비율이 85%에 달합니다.


여성도 절반 이상이 평생 한 번 이상 탈모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기존 미녹시딜의 흡수율을 높이려는 다양한 시도들 가운데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인간 대상 임상시험으로 이어진다면 더 빠르고 부작용이 적은 탈모 치료제 개발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달콤한 감미료로만 알려졌던 스테비아가 탈모로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연구 결과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