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화장실에서 머리 감고... 기내에서는 '나의 중국' 열창
중국의 한 20대 인플루언서가 일본 오사카에서 '단돈 100위안(약 2만원)으로 여행하기'라는 영상을 촬영해 올렸다가, 일본과 중국 누리꾼들 모두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그는 공항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고, 지하철에서 노래를 부르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SCMP
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SNS에서 약 2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여행 인플루언서 '이커슈'(一棵树, Yikeshu)가 올린 오사카 여행 영상이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커슈는 최근 자신의 SNS에 '100위안으로 오사카 여행하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 속 그는 간사이 국제공항 입국심사장에서 '촬영 금지' 표지판을 무시하고 카메라를 켠 채 "작은 일본에 바로 입국한다"며 조롱조의 발언을 했습니다.
이어 공항 화장실 세면대에서 머리를 감고, 손 건조기를 헤어드라이기처럼 사용하는 모습까지 공개했습니다. 오사카 시내로 향하는 난카이 전철에서는 손잡이를 철봉처럼 잡고 턱걸이를 하거나, 여러 좌석에 누워 큰 소리로 '나의 중국을 사랑해'를 부르는 장면도 담겼습니다.
식당서 차만 마시고 나가... 시장 시식 과일도 무단 취식
이커슈의 민폐 행각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공짜로 물 마시는 법을 알려주겠다"며 한 식당에 들어가 컵을 요구하고, 무료로 제공되는 차를 마신 뒤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또 오사카의 한 재래시장을 방문해 시식용 과일을 마치 뷔페처럼 대나무 꼬치로 계속 집어먹었고, 점주의 제지를 무시했습니다. 결국 점주는 모든 시식용 과일을 치워버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누리꾼들, '국가 이미지 실추' 비판
SCMP
이커슈의 영상은 중국과 일본 누리꾼 모두에게 강한 반발을 불러왔습니다. 일본 누리꾼들은 "정말 부끄럽다. 원숭이 같다", "대부분의 중국 관광객은 괜찮지만 이런 한 사람이 전체 이미지를 망친다"며 비판했습니다.
중국 내부에서도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한 중국 누리꾼은 "중국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애쓰는 이들이 있는데, 이런 행동은 그 노력을 무너뜨린다"며 "왜 플랫폼이 이런 사람을 제재하지 않느냐"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중국의 이미지를 갉아먹는 암 덩어리"라며 "한 사람의 어리석은 행동이 수많은 사람의 노력을 한순간에 무너뜨린다"고 분노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커슈는 결국 해당 영상을 삭제했지만, 이미 중국과 일본 양국의 SNS에는 그의 행각을 비판하는 게시물이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