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남부 동나이성에서 한 남성이 게임 중독 끝에 노부부와 11세 외손녀를 총격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는 5일 동나이 경찰이 용의자 레 시 퉁(33)을 긴급 체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경찰은 그의 거주지에서 총기 부품, 소음기, 연막탄, 검은 테이프, 조준경 등을 압수하며 치밀한 준비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사건은 지난 3일 새벽, 피해자 도 두이 티엔(48)이 운영하던 농산물 매장에서 벌어졌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퉁은 티엔 부부와 외손녀를 잔혹하게 살해했습니다. 현장에서는 티엔과 외손녀가 집 현관과 식탁 옆에서, 티엔의 아내는 자동차 옆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내부는 심하게 어지럽혀져 있었고, 금고는 옮겨져 파손된 상태로 발견돼 경찰은 금품 탈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새벽 베트남 남부 동나이에서 레 시 퉁(33)이 도 두이 티엔(48)의 농산물 매장에 침입한 모습. 그는 티엔과 그의 아내, 외손녀를 총격 살해했다. / 사진=VN익스프레스
부검 결과, 세 피해자 모두 머리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웃들은 티엔 부부를 “온순하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로 기억했습니다. 사건 당시 두 자녀는 외출 중이어서 참혹한 현장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용의자 퉁은 체포 직후 범행을 부인하며 “단지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현장을 지나쳤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경찰의 증거 제시에 결국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그는 조사에서 “게임 속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람을 죽였다”고 진술했습니다. 평소 온라인 게임에 심하게 몰입했던 그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한 채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경찰은 퉁의 진술을 그대로 믿지 않고 있습니다. 범행 현장의 금고 파손, 가재도구의 난장 상태 등을 근거로 절도 목적의 계획 범죄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게임 중독이 범행의 직접적인 동기일 가능성은 낮으며, 금전적 이익을 노린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며 “정확한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은 베트남 사회에 게임 중독의 심각성과 총기 불법 유통 문제를 동시에 드러냈습니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의 온라인 게임 중독이 단순한 오락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관리·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