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회피 행동, 단순 스트레스가 아닐 수 있어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일상의 동반자입니다.
직장에서의 업무 압박, 복잡한 가정사, 까다로운 인간관계 등으로 인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불안이 장기간 계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만큼 강해진다면, 이는 일반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넘어선 불안장애의 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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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학자인 블레이크 자카린 박사는 불안의 순기능에 대해 설명하면서 "불안이 전혀 없다면 우리는 중요한 회의나 시험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거나, 타인의 시선을 완전히 무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불안이 도움이 되는 적정 수준을 벗어나 삶을 방해하기 시작하면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개인차 보이는 불안장애 증상, 7가지 주요 징후 주목해야
불안장애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어떤 사람은 갑작스러운 공황발작을 경험하는 반면, 다른 사람은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대한 극심한 공포증을 보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일을 미루는 습관이나 사소해 보이는 회피 행동조차 불안장애의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불안장애의 대표적인 7가지 징후를 살펴보면, 먼저 피곤함을 핑계로 각종 모임이나 네트워킹 행사를 지속적으로 기피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귀찮음이 아니라 불안에서 기인한 회피 행동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중요한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미루거나 마감일을 자주 놓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카린 박사는 "불안 때문에 업무 자체와 마주하는 것이 어렵다면 이는 불안장애의 명확한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정을 내린 후에도 끊임없이 의구심을 품고, 주변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확인을 구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멈추지 않는 행동 역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증상입니다. 드렉셀대학교 심리학과의 크리스틴 네주 교수는 "심한 불안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의심을 멈추지 않으며, 안심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수면 장애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불안의 신호
가끔 잠이 오지 않는 밤을 보내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지만, 30분 이상 잠들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거나 자주 깨어나서 다시 잠들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된다면 불안이 수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특히 낮 시간 동안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면 전문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불안 상태에서 신체가 '투쟁·도피 반응' 모드로 전환되면 소화 기능이 억제되면서 복통, 소화불량, 식욕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긴장으로 인해 근육이 경직되면서 각종 통증이나 두통을 경험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자카린 박사는 "수면 부족과 함께 나타나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불안으로 인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동시에 발한, 어지럼증, 혈압 상승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네주 교수는 "문제는 이러한 증상들을 사람들이 심장마비나 다른 중증 질환으로 잘못 해석해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는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이 계속된다면, 몸이 '생존 모드'로 작동하여 쉽게 지치게 됩니다. 자카린 박사는 "불안은 신체적으로도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들어 명확한 이유 없는 피로감을 유발한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