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멕시코 해양학자, 상어 연구 중 머리 물려 27곳 상처 입어도 "상어 잘못 아니다"

멕시코 상어 전문가, 연구 중 갈라파고스 상어에 머리 물려


멕시코의 해양학자가 상어 연구 활동 중 갈라파고스 상어의 공격을 받아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지만, 오히려 상어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마우리시오 오요스 박사는 지난 27일 코스타리카 본토에서 약 640㎞ 떨어진 해상에서 상어 연구를 진행하던 중 갈라파고스 상어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오요스 박사는 기업형 어선으로부터 상어를 보호하기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상어의 이동 양태를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바다에 나온 지 엿새째 되던 날, 스쿠버 다이빙 장비를 착용한 그는 수심 3∼4m 지점에서 몸길이 약 2.7m의 갈라파고스 상어와 마주쳤습니다.


처음에는 별다른 위험 징후가 없었습니다.


오요스 박사는 상어 개체 식별을 위한 식별표를 배지느러미에 성공적으로 부착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순식간에 급변했습니다.


1초 만에 머리 전체가 상어 입속으로, 27개 상처 봉합 수술


식별표에 놀란 상어가 1m 정도 이동하는 듯하더니 갑자기 몸을 틀어 입을 크게 벌린 채 오요스 박사를 향해 정면으로 돌진했습니다. 상어는 인정사정없이 오요스 박사의 머리 부분을 물었습니다.


오요스 박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1초도 안 돼 내 머리가 통째로 상어 입속으로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회상했습니다.


두개골에서 '빠지직'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다행히 상어가 머리를 즉시 '뱉어냈지만', 오요스 박사의 진짜 위기는 그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상어가 건드린 잠수 마스크에는 피와 물이 가득 찼고, 상어 이빨에 공기통의 호스까지 찢어져 있었습니다.


오요스 박사는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어른거리는 그림자를 통해 상어가 멀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공기가 새는 가운데 출혈까지 견디며 가까스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30년 경력 전문가도 처음 겪은 사고, "상어 잘못 아니다" 옹호


동료들의 도움으로 보트에 끌어올려진 오요스 박사는 즉시 인근 섬으로 이송됐습니다.


현재 그는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의 한 병원에서 턱 치료를 위한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오요스 박사는 이미 두피와 얼굴에 생긴 상처 27곳을 봉합하는 시술을 받았습니다. 이는 상어 이빨 27개가 살을 파고들어 찢은 상처였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오요스 박사는 "숨을 쉴 수 없다는 것이 제일 큰 걱정이었다. 공기를 빨아들이려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며 "솔직히 다 슬로모션 같았다. 하지만 정신은 차분했고, 계속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계속 생각했다"고 회상했습니다.


30년째 같은 연구를 해온 그에게도 상어에게 머리를 물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요스 박사는 "상어가 방어하려고 나를 문 것으로, 자신의 공간에 내가 들어오지 않기를 원했던 것"이라며 상어를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