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말 타고 돌격하는 러시아군, 현대전 한계 드러내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기마부대 훈련 시작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최전방에서 말을 활용한 기마부대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주요 전선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 제51군 제9차량화소총(기계화보병) 여단 '스톰 부대' 지휘관이 기마 돌격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말 타고 훈련하는 러시아 병사들 [워 곤조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워 곤조 영상 캡처


이는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지뢰, 포격 능력이 강화되면서 러시아군이 저기술 방식으로 대응하는 새로운 사례로 분석됩니다.


친러시아 군사 블로거 세묜 페고프가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 '워 곤조'(War Gonzo)에 공개된 영상에는 러시아 군인들이 말을 타고 들판을 질주하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영상 속에서 말 한 마리에 2명의 병사가 함께 올라타 한 명은 말을 조종하고 다른 한 명은 공격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상공에는 원격 조종 드론이 함께 이동하며, 공격 지점 도달 시 두 병사 모두 말에서 내려 진격하는 전술을 구사합니다.


기마부대 활용의 장단점 분석


페고프는 이번 훈련의 목적에 대해 병사와 말 모두를 단련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말이 전장에서 총성과 폭발음에 놀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말은 야간 시력이 좋고 마지막 돌격 시 도로가 필요하지 않으며 본능적으로 지뢰를 피할 수 있다"며 "곧 러시아 기마 부대의 역사적인 귀환을 목격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도 전선에 말이 투입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말은 차량이 지나기 어려운 험난한 지형을 통과할 수 있고, 금속 말굽이 아니라면 자성 지뢰 폭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짧고 험한 경로에서 말의 기동성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단점도 상당합니다.


말이 자성 지뢰를 제외한 다양한 대인 지뢰를 밟을 위험이 있고, 먹이와 물, 치료 등을 제공해야 하며 차량보다 운송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또한 전투 상황에 대비해 기수와 말을 전문적으로 훈련하기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대전에서 비정규 전술의 한계 드러나


코메르산트는 이런 이유로 기마부대가 전장에 대거 투입될 가능성은 작지만, 첨단 감시·정찰·교전 장비로 가득 찬 전장에서 현대 기술의 한계를 보여주는 상징성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이전에도 우크라이나의 드론 위협을 피하기 위해 오토바이 부대를 편성한 바 있습니다.


올해 초 러시아 국방부는 공수부대 병사가 오토바이를 타고 적진을 돌파하는 훈련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당시 영상에는 전투 장비를 착용하고 소총을 멘 병사가 언덕과 타이어 장애물을 넘으며 폭발음 사이로 질주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엄폐물이 없는 벌판에서 병사들은 지그재그로 달리며 땅속 지뢰와 상공의 드론을 피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이 전술이 도입된 이후 오토바이 병사 대부분은 목표 지점에 이르기도 전에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