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수)

美 정부 전기차 보조금 1100만원 폐지하자... 현대차, '아이오닉5' 최대 1400만원 '인하'한다

현대차,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맞서 아이오닉5 최대 1400만원 할인


현대자동차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1일(현지 시각)부터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면서, 현대차는 전기 SUV 아이오닉5의 가격을 최대 9800달러(약 1400만원) 인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 현대차그룹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 현대자동차


현대차 미국 법인은 이날 아이오닉5 2025년형 모델에 대해 7500달러의 현금 할인을 제공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2026년형 모델의 경우 판매 가격을 최대 9800달러까지 낮추기로 했습니다.


폐지된 전기차 보조금 액수인 대당 7500달러(약 1110만원)보다 최대 2300달러(약 300만원) 더 많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현대차의 파격적 할인 정책은 이달부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예상되는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보조금 폐지로 인한 시장 위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포드의 짐 팔리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30일 "보조금 폐지 이후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이 기존 10~12%에서 5%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현대자동차현대자동차


닛산 미국 법인의 크리스티앙 뫼니에 회장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0월 전기차 시장은 붕괴될 것"이라며 "재고가 많기 때문에 경쟁이 매우 치열해질 것이다. 경쟁사들이 많은 전기차를 생산해 놓았다"고 전망했습니다.


보조금 폐지 전 '패닉 바잉' 효과로 3분기 실적 호조


이날 자동차 업체들이 발표한 3분기(7~9월) 미국 실적은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지기 전 '패닉 바잉' 수요의 영향을 보여줬습니다.


현대차는 3분기 판매량이 23만9069대로 작년 동기 대비 13% 증가하며 역대 3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9월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동월보다 153% 급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미국 '빅3'인 GM(제너럴모터스)과 포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작년 동기 대비 전기차 판매량이 GM은 두 배 이상, 포드는 30% 안팎 증가했습니다.


아이오닉 5 / 현대자동차아이오닉 5 / 현대자동차


그러나 업체들은 이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상황을 낙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전후로 각 업체들이 자체적인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는 이유입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일 포드와 GM이 전기차 리스 상품을 통해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포드와 GM은 금융 자회사를 통해 딜러가 재고로 보유한 차량을 보조금 폐지 이전 미리 구매해, 리스 고객들이 보조금 혜택을 당분간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GM은 "전기차 리스 고객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GM 딜러들과 협력해 연장 제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