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전쟁부'로 변신... 전투력 강화에 집중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군대 내 사회적 이슈보다 전투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에서 개최된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어리석고 무모한 정치 리더들이 나침반 방향을 잘못 잡았고 우리는 우리 길을 잃었다"면서 "우리는 워크(Woke)부가 됐지만, 더는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언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 GettyimagesKorea
'워크'라는 용어는 원래 인종·성 차별, 사회적 정의에 대한 각성을 의미했으나, 미국 사회에서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반발이 일어나면서 보수 진영에서는 진보적 가치와 정체성을 강요하는 행위를 비판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러한 '워크' 문화가 군대 내에서 사라질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군 인사 정책 개혁과 신체 기준 강화
헤그세스 장관은 과거 군 인사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군 리더를 잘못된 이유로 진급시켰다. 그들의 인종이나 성별 할당, 이른바 역사상 '최초'를 위해 진급시켰다"라고 주장하며, 정치적 올바름에 기반한 리더십 시대의 종말을 선언했습니다.
장관은 이날부로 모든 병과의 기준을 "가장 높은 남성 기준"으로 복원하고 기본군사훈련을 강화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모든 계급의 장병에게 연간 두 차례 PT(Physical Training·신체단련) 시험 통과와 키, 몸무게 기준 충족, 매일 PT 실시를 의무화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특히 헤그세스 장관은 군인의 외형적 기준에 대해서도 엄격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솔직히 전투 대형이든 어떤 대형이든 뚱뚱한 군인을 보는 게 지겹다. 펜타곤 복도에서 뚱뚱한 장군과 제독들을 보는 걸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염이나 긴 머리 등 군인에 어울리지 않는 풍모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방부'에서 '전쟁부'로의 전환
헤그세스 장관은 "'국방부'의 시대는 끝났다"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새로 복원된 '전쟁부'의 유일한 임무는 전쟁 수행, 전쟁 준비, 승리하기 위한 준비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라는 명칭은 워크의 산물이라며 전쟁부로 명칭을 변경하라고 지시한 것과 맥을 같이합니다.
장관은 평화주의를 "순진하고 위험하다"고 평가하며, "우리는 방어가 아니라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수호자가 아니라 전사를 훈련하고 있다. 우리는 방어가 아니라 승리를 위해 전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고압적인 교전규칙은 더 이상 안 된다. 단지 상식, 그리고 전사들을 위한 최대한의 치명성과 권한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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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에는 미국과 세계 각국에서 복무 중인 약 800명의 장성 가운데 지휘관들이 이례적으로 소집되었으며, 헤그세스 장관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지휘관들 앞에서 연설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앞으로 지휘부 물갈이가 이뤄질 것을 시사하며, "앞으로 리더십에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난 확신한다"면서 "만약 내가 오늘 하는 말들이 당신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면 당신은 명예로운 결정을 하고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다음 달 군의 혁신과 획득 역량 개혁에 대해 연설하고, 이후에는 미국이 서반구에서 직면한 위협과 중국 억제에 대해 연설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자유세계는 진짜 하드파워와 군사 리더십, 군사 역량을 가진 동맹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