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천연동굴, 10m 높이 쓰레기산과 생활하수로 심각한 오염 상태
중국 남부 구이저우성에 위치한 한 천연동굴이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와 생활하수 방류로 심각하게 오염된 실태가 드러나 중국 내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중국 지무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한 블로거 '위리에치거'가 27일 중국 소셜미디어 더우인에 구이저우성 비제 첸시시 훙린향에 있는 천연동굴의 심각한 환경 오염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영상은 공개 직후 소셜미디어와 포털에서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많은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더우인
문제가 된 동굴은 싱크홀 형태의 '천갱'(天坑)과 카르스트 동굴이 결합된 형태로, 원래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 동굴의 천갱 바닥 곳곳에는 쓰레기가 널려 있으며, 비탈면에는 높이가 10m에 달하는 쓰레기산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곳에 버려진 쓰레기 중에는 일반 생활쓰레기뿐만 아니라 산업용 폐기물과 의료 폐기물도 다수 발견됐다는 점입니다.
지하수 오염 우려와 동굴 내부 훼손 심각
동굴 오염의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외부에서 천갱 안으로 연결된 여러 개의 하수관이 확인됐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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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위리에치거는 "하수관을 통해 오수가 천갱 안으로 끊임없이 흘러들고 있다"면서 "화장실 오수가 분명하며, 분뇨 악취가 너무 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동굴 내부 상황도 매우 심각했습니다.
동굴 안에도 쓰레기가 가득했으며, 수만 년에 걸쳐 형성된 종유석과 동굴 벽 등은 불에 그을리거나 훼손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동굴 내 하천에도 오수가 흘러들어 지하수 오염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강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형성되는 데 수만 년이 걸린 동굴이 쓰레기와 하수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면서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감독을 강화해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하수관을 동굴에 연결한 것은 너무 무지한 행위"라며 "모든 지하수가 오염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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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시시 당국은 이 사태가 알려진 당일 성명을 발표하고 "동굴의 위치는 첸시시 홍린향 진린촌 3군으로 확인됐다"면서 "환경보호, 수자원, 농업농촌, 종합법집행 부서를 조직해 현장 조사를 하고 상황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28일부터 쓰레기 수거를 시작하고 주변 환경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를 실시해 오염원을 파악한 뒤 문제를 제거할 것"이라며 "도시 내 다른 지역에 대한 조사 및 개선 작업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한 블로거는 포털 바이두에 올린 글에서 이번 사태가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첸시시가 속한) 비제시는 2021년 생활하수를 지하 동굴에 불법 방류한 대표적 사례로 중앙생태환경보호검열단에 의해 지목됐다"면서 "지난해에도 비제시의 12개 카르스트 동굴이 각종 오염 문제로 심각한 생태 피해를 입어 시정 조치에 나선 적이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