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수)

'회장 남편' 아닌 경영 실력 입증?... 문성욱 사장 승진의 숨은 의미는

'보은 인사' 해석과 '신세계의 성장' 방식


신세계그룹이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남편이라는 점을 들어 '보은 인사'라는 시각도 제기되지만, 정 회장이 걸어온 행보를 고려할 때 이런 평가는 설득력은 떨어져 보입니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 / 사진=신세계그룹정유경 신세계 회장 / 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는 과거에도 단순한 연고가 아닌 실적과 성과 중심의 인사를 통해 체질을 강화해왔습니다. 백화점과 패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며 브랜드 경쟁력을 높인 과정 역시 오너 개인의 선택보다는 치열한 성과 검증을 거쳐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번 인사에서 문 사장이 이름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다양한 사업을 거친 경영 이력


문 사장은 시카고대 경제학 학사와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석사 과정을 밟은 뒤 소프트뱅크에서 투자 업무를 경험하며 글로벌 경영 감각을 쌓았습니다. 2005년 신세계아이앤씨 전략사업담당 상무로 입사한 뒤 IT, 해외사업, 신규사업 등 굵직한 보직을 거쳤습니다.


2017년 신세계톰보이 대표, 2019년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업기획본부장을 역임하며 패션·라이프스타일 부문의 전략을 다듬었고, 2020년부터는 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이끌며 스타트업 투자와 신사업 발굴에 집중했습니다. 단순히 오너 일가라는 배경을 넘어, 사업 전반을 직접 운영하며 경험치를 넓혀온 셈입니다.


투자와 커머스를 연결하는 전략


문성욱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이사 兼 / 신세게그룹 제공문성욱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이사 / 사진제공=신세게그룹


이번 승진의 의미는 문 사장이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를 겸임하게 됐다는 데 있습니다. 


이는 시그나이트가 발굴·투자한 브랜드와 기술을 곧바로 판매 채널에 접목해 '투자→상품 소싱→판매→데이터 피드백'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최근 3년간 꾸준히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매출 3,283억원·영업이익 177억원을 달성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그나이트의 신사업 포트폴리오가 더해지면 온라인 커머스 부문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검증받은 기업인으로서의 분수령


이번 사장단 승진은 신세계그룹의 세대교체 기조 속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사장 승진이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온 신세계에서 문 사장이 그 벽을 넘은 것은 경영자로서 일정 부분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방증으로 읽힙니다.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업계 관계자는 "문성욱 사장은 단순히 오너의 가족이 아닌, 경영 성과와 신사업 발굴을 바탕으로 사장단에 오른 인물"이라며 "향후 라이브쇼핑과 시그나이트의 성과가 그의 입지를 규정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사장이 이끌어온 시그나이트는 단순한 투자 조직을 넘어 그룹의 신사업 전초기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최근에는 대체 커피 브랜드 '산스'에 투자하며 웰니스와 지속가능성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포착했고, 뷰티·리테일 테크·푸드테크 분야 스타트업에도 꾸준히 자본을 집행했습니다. 


현재까지 투자기업은 30여 곳에 이르며, 계열사와의 공동개발·PoC(파일럿 프로젝트) 사례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회수 성과를 보여주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룹 신사업 발굴과 연계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정 회장과 문 사장은 두 딸을 두고 있으며, 장녀 문서윤 씨는 ‘올데이프로젝트’의 ‘애니’로 지난 6월 데뷔해 가수 활동 중입니다.


YouTube 'ALLDAY PROJECT'애니 / YouTube 'ALLDAY PRO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