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토안보부, 포켓몬 패러디로 불법 이민자 단속 홍보 논란
미국 국토안보부(DHS)가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를 활용한 불법 이민자 단속 홍보 영상을 공개해 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국토안보부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 "다 잡아들여야 해"(Gotta Catch 'Em All)라는 문구와 함께 약 1분 분량의 영상을 게시했습니다.
이 영상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포켓몬 애니메이션의 형식을 차용해 제작되었는데요. 영상 속에는 이민 당국이 주택, 상점, 거리 등 다양한 장소에서 불법 이민자들을 체포하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X·(옛 트위터) 'Homeland Security'
불법 이민자들이 체포되는 실제 장면과 포켓몬 주제곡 및 캐릭터가 번갈아 등장하는 방식으로 영상이 구성되었습니다.
영상 말미에는 체포된 불법 이민자들이 마치 포켓몬 카드처럼 묘사되어, 얼굴 사진과 함께 하단에 살인, 살인 미수, 소아성애, 아동 성추행 등 전과 이력이 상세히 표시되었습니다.
국토안보부 산하 관세국경보호청(CBP)은 포켓몬의 인기 캐릭터인 피카츄 이미지와 함께 "신입 국경 순찰대"라는 댓글을 달아 더욱 화제가 되었습니다.
폭발적 반응과 갑론을박 불러일으킨 논란의 영상
해당 영상은 공개된 지 불과 사흘 만에 조회 수 720만 회를 돌파하고 1만 7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습니다. 일부는 "피카츄를 이민자 체포 홍보 영상에 활용하다니 끔찍하다", "우리는 가장 말도 안 되는 상황 속에 살고 있다"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습니다.
X·(옛 트위터) 'Homeland Security'
반면에 "이게 내가 트럼프에게 투표한 이유"라며 국토안보부의 불법 이민자 체포 정책을 지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
많은 누리꾼들이 저작권 문제를 지적했는데요. 실제로 국토안보부는 포켓몬 제작사 측에 이미지 사용과 관련한 별도의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포켓몬 제작사는 LA타임스에 보낸 성명을 통해 "우리는 최근 국토안보부가 우리 브랜드와 연관된 이미지와 문구를 포함한 영상을 게시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우리 회사는 이 콘텐츠의 제작이나 배포에 관여하지 않았다. 우리의 지식재산권 사용을 허가한 적도 없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