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사비 다이어트 효과 논문, 데이터 오류로 철회돼
세계적인 과학 저널 출판사 BMJ 그룹이 '애플 사이다 비니거(애사비)'의 체중 감량 효과를 주장했던 연구 논문을 철회했습니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 논문은 발표 당시부터 과학계의 의구심을 받았으며 결국 데이터 오류와 분석상 문제점이 확인되어 게재 1년여 만에 철회되는 결과를 맞았습니다.
MBC '나 혼자 산다'
해당 연구는 비만인 참가자들이 매일 아침 식사 전 15ml의 애사비를 섭취했을 때 단 3개월 만에 최대 8kg의 체중이 감량됐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나 과학자들은 120명이라는 소규모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가 심각한 방법론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BMJ 그룹은 논문 철회의 주요 이유로 '다수의 분석 오류'와 '데이터 세트의 불규칙성'을 명시했습니다.
레바논 성령 대학교 연구진이 진행한 이 연구는 애사비가 정확히 어떤 기전으로 체중 감량에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지 못했지만 동물 실험에서 인슐린 민감성과 에너지 수준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과학적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심각한 결함
연구 방법론의 결함이 지적되면서 BMJ 그룹은 논문 출판 과정에 대한 내부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조사 결과 연구 방법에 대한 보고가 부실했고 '개연성 없는 통계값'이 포함되어 있어 BMJ 그룹의 편집 정책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논문의 신뢰성 평가를 위해 통계 전문가들에게 의뢰했으나 이들은 연구 결과를 재현할 수 없었고 여러 분석 오류를 발견했다고 BMJ 그룹은 철회 공지에서 밝혔습니다.
연구 저자들은 자신들의 오류가 단순한 실수였음을 인정하며 논문 철회 결정에 동의했습니다.
BMJ 그룹의 출판 윤리 및 콘텐츠 무결성 편집자인 헬렌 맥도널드 박사는 "현재로서는 이 연구 결과가 신뢰할 수 없다"며 "이번 철회는 우리가 출판하는 콘텐츠에 제기된 우려를 조사하는 전략적이고 선제적인 접근 방식을 반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한 "과학 기록을 바로잡는 것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며 "조사는 복잡하며 최종 결정에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BMJ 영양·예방 및 건강'의 편집장인 마틴 콜마이어 교수는 "돌이켜보면 잘못된 결정이었다"면서도 "영양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드물고 수행하기 어려운 임상 시험에서 나오는 고품질 증거를 우선시하려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연구의 내용과 지적된 문제점들
철회된 연구에 따르면 과체중 또는 비만(BMI 27-34)인 참가자들은 30명씩 네 그룹으로 나뉘어 세 그룹은 각각 5ml, 10ml, 15ml의 애사비를 매일 섭취했고 나머지 한 그룹은 위약(placebo)을 섭취했습니다.
12주 동안 참가자들은 식단과 운동 습관을 기록했는데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애사비를 섭취한 그룹은 최소 5kg의 체중 감량과 BMI 2.7~3포인트 감소를 보인 반면 위약 그룹은 0.3kg 감량에 그쳤다고 합니다.
그러나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의 헬렌 트루비 교수는 이 연구의 여러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참가자들이 연구 시작 전 이미 체중 감량 중이었을 가능성, 식단 및 활동량의 자가 보고에 따른 불확실성, 그리고 체중 감량 약물 사용 여부 미보고 등이 그것입니다.
MBC '나 혼자 산다'
스페인 나바라 대학교의 미겔 앙헬 마르티네스 곤잘레스 교수 역시 연구에서 사용된 통계 기법의 한계와 참가자들의 전체 식단 및 칼로리 섭취량 변화에 대한 정보 부족을 비판하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습니다.
애사비는 킴 카다시안, 빅토리아 베컴, 제니퍼 애니스턴 등 해외 유명 인사들이 몸매 관리를 위해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국내에서도 방송인 전현무, 엄정화, 최화정, 소유 등이 애사비 다이어트를 한 것으로 유명하며 방송인 박나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애사비를 먹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