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아시아 방위전략 변화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MAGA)' 정책이 유럽 방위에서 보인 소극적 태도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 달 새 국방전략(NDS)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 전략에 1950년 딘 애치슨 국무장관의 '애치슨 라인'과 유사한 방위선 개념이 포함되진 않을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 / GettyimagesKorea
NDS는 약 4년마다 미 행정부가 수립하는 국방 지침으로, 트럼프 1기인 2018년에는 중국과 러시아를 세계 질서의 도전자로 규정하며 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8월 말까지 초안을 마련해 정부 부처에서 회람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이번 NDS가 과거와 달리 '미국 본토 방어'를 우선시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방향성은 유럽뿐 아니라 인도 태평양 지역의 방어 전략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동맹국 방위에 소극적인 트럼프의 새로운 국방 기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일본 닛케이는 22일 '미 본토 방어 퍼스트'를 기조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새 국방전략이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 유입 차단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선박 공격과 영토 내부 공격까지 검토하면서도, 동맹국 방위를 위한 미군 동원에는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NATO) 회원국인 발트 3국에도 내년 회계연도부터 군사지원을 축소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매체는 아시아 동맹국들이 중국 견제 필요성 때문에 미군의 아시아 관여가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지만, 잘못된 견해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아시아 방위에 있어 더 이상 '공짜'는 없다는 것입니다.
애치슨 라인 / 사진=인사이트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국익을 위해 큰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지켜야 할 방어 라인 설정이 중요한 관심사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닛케이는 방어라인 설정에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일본, 한국, 대만이 모두 방어선 내에 포함되는 것이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본만 포함되고 한국과 대만이 제외되는 경우입니다.
나머지 두 시나리오는 한국 또는 대만 중 하나만 방어선 밖에 놓이는 상황입니다.
트럼프의 결정과 동맹국의 대응 방향
매체는 1950년 애치슨 장관의 방어 라인 언급이 북한에 미군 불개입 인상을 주어 6·25 전쟁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안보 전문가들과 군·국방부·국무부 관료들은 대체로 한국과 대만을 방어선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지지하지만, JD 밴스 부대통령 등 대외 개입 신중파는 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GettyimagesKorea
북한 대응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대신 미군 관여를 축소하는 방안도 논의된 바 있습니다.
대만 문제에서도 미군과 의회 대중강경파는 대만 수호를 강조하지만, 밴스 부통령 등은 대만 방위에 대한 의지가 강하지 않다고 매체는 분석했습니다.
최종 결정권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지도를 체스판에 올려놓고 중국과 세력권을 다투는 지정학적 사고가 전무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잘 아는 전 미국 고위 관리는 "트럼프에게는 미중이 종합 국력을 건 전략 대립 속에 있다는 시대 인식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매체는 미국이 '세계의 경찰' 역할을 회피하려 하지만 분쟁 확산을 저지할 수 있는 것은 미군밖에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방어 라인을 후퇴시키지 않도록 동맹국들이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