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체중 관리 못하면 해고"... 전직 승무원 폭로한 어느 항공사의 '체중 관리 프로그램'

에미레이트 항공 전직 승무원, 체중 관리 프로그램으로 인한 해고 실태 폭로


전직 에미레이트 항공 승무원이 항공사의 엄격한 체중 관리 정책과 이로 인한 강제 해고 실태를 공개적으로 폭로했습니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에미레이트 항공에서 6년간 관리자로 근무한 38세 A씨의 증언을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A씨는 항공사가 운영하는 '체중 관리 프로그램'의 실상을 밝혔습니다.


인사이트에미레이트 항공 / Pixabay


그에 따르면 유니폼이 조금이라도 꽉 끼게 보이는 승무원들은 즉시 이 프로그램에 등록되었으며, 정해진 기간 내에 체중 감량에 실패할 경우 해고 조치까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모든 승무원이 미의 기준에 부합하지는 않았지만, 외모 관리는 필수적인 요건으로 간주되었습니다"라고 A씨는 설명했습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모든 직원에게 동일한 립스틱 색상을 강제했으며, 유니폼 착용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했습니다. 또한 비행 전에는 그루밍 체크를 통해 손톱과 구두 상태까지 꼼꼼히 관리했다고 합니다.


승무원 외모 관리의 엄격한 감시 체계와 그 영향


A씨는 관리자로서의 경험을 토로하며 "여성 승무원의 매니큐어 색상부터 남성 승무원의 구두 상태까지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유니폼이 조금이라도 끼어 보이면 해당 직원을 체중 관리 프로그램에 보고해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체중 관리 프로그램에 들어간 승무원들은 영양사와 함께 식단을 관리받으며 정해진 기간 내에 체중을 감량해야 했습니다.


이 기간 내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비행 업무에서 제외되거나 최악의 경우 해고되었다고 A씨는 증언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동료들을 보고하고 싶지 않았지만, 상부에서 책임을 강하게 묻는 분위기였습니다. 결국 관리자들조차 감시 대상이 되는 구조였습니다"라고 A씨는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엄격한 체중 관리 제도는 일부 승무원들에게 극단적인 다이어트와 요요 현상을 반복하게 만들었습니다.


한 승무원은 체중 감량 지시를 받을 때마다 단기간에 무리하게 살을 빼는 방법을 택했다고 합니다.


A씨는 "더 건강한 방법이 있었겠지만, 그 승무원은 비행을 너무 사랑했고 비행 일정이 최우선이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다른 전직 승무원들의 증언도 이어졌습니다.


듀이구 카라만은 동료의 익명 제보로 사전 통보 없이 체중 측정을 당했다고 밝혔으며, 마야 두카릭은 "공항에서 '체중 경찰'이 다가와 '체중 좀 빼야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A씨는 체중 관리 정책 외에도 50세 강제 퇴직 정책을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승무원은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직업이지만, 50세가 되면 퇴직을 강요받는 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퇴직 이후를 위한 지원 체계가 전혀 없었다는 점입니다"라고 그는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