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수)

LG전자, 무선이어폰 3단 라인업 완성... '삼성·애플' 양강 구도에 균열 낼까

LG, 무선이어폰 시장에 3단 라인업 완성... '엑스붐 버즈' 전략의 심층적 의미


LG전자가 15일 '엑스붐 버즈 플러스'와 '엑스붐 버즈 라이트'를 선보이며, 지난 1월 출시한 '엑스붐 버즈'를 포함해 총 3종의 무선이어폰 포트폴리오를 완성했습니다. 


단순히 신제품을 추가한 것이 아니라, 프리미엄과 실속형을 동시에 포괄하는 '3단 포지셔닝 전략'을 통해 글로벌 무선 오디오 시장의 핵심 구간을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좌측부터 엑스붐 버즈 라이트, 엑스붐 버즈 플러스, 엑스붐 버즈.사진제공=LG전자


특히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긴장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0만원 안쪽의 프리미엄, 10만원 이하의 실속... 가격 구조의 전략적 배치


LG의 전략은 가격대부터 분명히 드러납니다. 플러스는 19만9000원, 라이트는 9만9000원, 그리고 기존 모델은 10만원대 초반입니다. 즉, '가성비-표준-프리미엄 라이트'라는 세 구간을 치밀하게 채운 것입니다.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20만원을 기점으로 소비자의 지불 의사가 급격히 꺾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LG는 의도적으로 '20만원 미만 프리미엄'이라는 심리적 상한선을 지켜낸 셈입니다. 


이는 삼성전자·애플과의 정면 승부를 피하면서도, 소비자 체감가 대비 성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려는 노림수로 해석됩니다.


엑스붐 버즈 플러스 화이트(좌), 블랙(우).엑스붐 버즈 플러스 화이트(좌), 블랙(우) / 사진제공=LG전자


'플러스'의 진짜 무기, 적응형 이퀄라이저와 위생·편의성의 삼박자


엑스붐 버즈 플러스는 단순히 스펙을 올려 붙인 제품이 아닙니다. 착용자의 귀 모양, 차음 상태에 따라 음질을 실시간 최적화하는 '적응형 이퀄라이저'는 프리미엄 사운드 경험의 핵심입니다. 여기에 멀티포인트·오라캐스트·플러그 앤 와이어리스까지 더해져, 이동이 잦은 소비자들에게 유의미한 차별화를 제공합니다.


또한 LG 특유의 'UVnano' 살균 기능을 탑재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단순 위생을 넘어, TWS 시장에서 꾸준히 지적돼 온 이어팁·케이스의 위생 문제를 정면 돌파하는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플러스는 '사운드·연결성·위생'이라는 삼박자를 통해 20만원 미만 프리미엄의 설득력을 확보한 모델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라이트'의 현실주의, 9만원대에 담은 긴 배터리와 마일드 ANC


엑스붐 버즈 라이트는 실속과 지속성을 강조합니다. 최대 11.5시간 단일 재생, 35시간의 총 사용 시간을 확보해, 장시간 학습·업무 환경에서의 효용성을 높였습니다. ANC 역시 강력한 차음보다는 실내 환경에 최적화된 '마일드 ANC'를 택해 배터리 효율과 착용감을 동시에 고려했습니다. 


세계적인 뮤지션 윌아이엠(will.i.am)의 전문적인 사운드 튜닝이 적용된 엑스붐 버즈 플러스를 착용한 모습.세계적인 뮤지션 윌아이엠(will.i.am)의 전문적인 사운드 튜닝이 적용된 엑스붐 버즈 플러스를 착용한 모습 / 사진제공=LG전자


여기에 4가지 프리셋 EQ와 2가지 커스텀 EQ를 제공해, 기본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사운드 튜닝의 재미를 남겼습니다.


즉, 라이트는 '합리적 가격과 안정된 착용감, 긴 배터리'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최적화된, 철저히 현실주의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LG의 장기 포석... 오디오 헤리티지와 글로벌 시장 확장의 교차점


이번 라인업 전략은 단순히 제품군 확대에 그치지 않습니다. LG는 '한국 최초 라디오'에서 시작된 오디오 유산을 강조하며, 세계적 뮤지션 윌아이엠과 협업한 사운드 시그니처를 내세웠습니다. 기술적 기반인 그래핀 드라이버와 ANC, 멀티포인트는 전 모델에 공통으로 심어 소비자에게 '최소 보장 성능'을 확신시켰습니다.


LG가 겨냥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프리미엄 대체재' 포지션입니다. 애플 에어팟 프로나 삼성 갤럭시 버즈 프로가 놓치고 있는 '20만원 미만 프리미엄' 구간, 그리고 '10만원 이하 실속형' 수요를 동시에 흡수하는 구조입니다. 단기적 매출 확대보다는, 오디오 브랜드로서의 정체성과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장기적 포석이 깔려 있다고 해석됩니다.


LG 엑스붐 버즈 3종 라인업은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는 동시에,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가격 대비 성능 극대화'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사진 제공=LG전자사진 제공=LG전자


플러스는 '프리미엄을 압축한 20만원 안쪽의 경험'을, 라이트는 '실속과 긴 사용성'을 각각 대변합니다. LG가 만들어낸 이 ‘삼각 편성’은 단순한 제품 출시를 넘어, 무선 오디오 시장에서 LG의 목소리를 한층 선명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