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전 대통령, 쿠데타 모의로 27년형 선고
브라질 전직 대통령이 쿠데타 모의 혐의로 기소돼 실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대법원 1부는 이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쿠데타 모의, 무장 범죄단체 조직, 문화재 훼손, 중상해 등 여러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브라질 역사상 전직 대통령이 쿠데타 관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전후하여 국방부 장관 등 최측근들과 함께 심각한 범죄를 모의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대선에서 승리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의 암살을 계획하고, 군부 쿠데타를 통해 국가 전복을 시도했다는 내용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Korea
대법원에 따르면 재판부 5명 중 4명이 유죄 의견을 냈고, 단 1명만이 무죄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대법관들의 판단과 재판 과정
이번 재판은 브라질 사법부 방송 채널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었으며, 대법관들은 지난 9일부터 각자 이 사건에 대한 유무죄 판단 근거를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의견을 밝힌 크리스티아누 자닌 대법관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입법과 행정, 사법 3권을 전부 장악한 뒤 새로운 국가 질서를 수립하기 위한 비상기구를 설치할 계획이 있었다는 공소사실은 증거에 따라 거짓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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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3명의 대법관도 이와 유사한 취지의 판단을 내렸습니다.
반면, 유일하게 무죄 의견을 낸 루이스 푸스 대법관은 "쿠데타는 현 권력에 맞서 대체할 수 있는 자원과 전략적 역량을 갖춘 조직적 집단의 행동에서 비롯된다"며 "피고인이 민주적 법치국가를 폭력적으로 폐지하려 했다는 충분한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고 반대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판결 이후 반응과 향후 전망
현재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한 채 수도 브라질리아 자택에서 가택연금 중인 상태입니다.
그는 변호인을 통해 현지 언론에 재심 신청을 통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을 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강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친미 성향을 보였던 보우소나루에 대한 사법 절차를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해온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브라질산 제품에 5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 대법원 판결에 대해 "놀랍고 매우 불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SNS를 통해 "부당한 판결"이라며 "마녀사냥에 상응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