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10조 자산가' 트럼프가 지지자들에 '2만원씩 기부' 요청하면서 부탁한 말

트럼프의 독특한 모금 전략, "천국에 가고 싶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독특한 방식으로 기부를 요청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피플(People)에 따르면 순자산이 약 10조 원에 달하는 트럼프가 지지자들에게 15달러(한화 약 2만 원)의 기부를 요청하면서 "천국에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사이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트럼프 선거 캠프는 지난달 23일부터 '저는 천국에 가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모금 이메일을 지지자들에게 발송했습니다.


해당 이메일에서 트럼프는 24시간 트럼프 모금 공세 동안 15달러를 기부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암살 시도 경험을 활용한 모금 전략


이메일에는 지난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있었던 암살 시도를 언급하며 "작년, 그 총알이 제 살갗을 꿰뚫었을 때 저는 몇 밀리미터도 남지 않은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다. 백악관으로의 영광스러운 복귀는 애초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한 "하지만 신께서 저를 구원하신 것은 단 한 가지 이유, 바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믿는다"라며 종교적 표현을 활용했습니다.


이어 "저는 암살자의 총탄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지만, 전능하신 신의 은총으로 살아남았다. 이제 저는 의무의 부름에 응할 수밖에 없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이 독특한 모금 이메일은 트럼프가 지난달 19일 '폭스 앤 프렌즈' 인터뷰에서 한 발언과 관련이 있는데요.


당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해 언급하며 "매주 7,000명을 죽음에서 구할 수 있다면, 그건 꽤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천국에 가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모금 이메일이 노동절 주말 동안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트럼프의 건강 관련 루머와 맞물려 공개됐다는 것입니다.


SNS에서는 트럼프의 주말 일정이 비워졌다는 점과 JD 밴스 부통령 후보가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개입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언급한 점을 지적하며 각종 추측이 확산됐습니다.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건강 관련 의혹에 대해 보도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자신이 사망했다는 음모론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가짜 뉴스"라고 말하며 언론을 비난했습니다.


같은 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는 "인생에서 이렇게 기분이 좋았던 적은 없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포브스에 따르면 트럼프의 순자산은 약 73억 달러(한화 약 10조 1,331억 원)로 추정됩니다.


이처럼 막대한 부를 가진 인물이 지지자들에게 15달러라는 비교적 소액의 기부를 요청하는 모습은 대비를 이룹니다.


트럼프 캠프의 이러한 모금 전략은 종교적 레토릭과 개인적 경험을 활용해 지지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미국 정치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모금 전략의 한 형태입니다.


그러나 "천국에 가고 싶다"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