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며느리가 해준 '버섯 요리' 먹은 시부모, 일주일 뒤 숨져...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

호주 독버섯 살인사건, 용의자에게 종신형 선고


호주 법원이 충격적인 '독버섯 살인사건'의 주범에게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 법원은 에린 패터슨(51)에게 33년간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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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터슨은 독버섯을 이용해 시부모와 남편의 이모 등 3명을 살해하고, 남편의 이모부 살해를 시도한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크리스토퍼 빌 판사는 선고 과정에서 패터슨의 범행이 "3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이언 윌킨슨의 건강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혔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판사는 "사랑하는 조부모를 빼앗긴 당신 자신의 자녀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줬다"며 범행의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당신이 아무런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는 것은 모든 피해자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다"면서 최고 형량 선고의 근거를 설명했습니다.


계획적으로 준비된 독버섯 살인 사건의 전말


패터슨은 2023년 7월 말, 당시 별거 중이던 남편의 부모와 이모, 이모부 등 4명을 빅토리아주 레옹가타에 있는 자택으로 초대했습니다. 그녀는 이들에게 다진 쇠고기와 버섯이 들어간 요리를 대접했는데, 식사 후 귀가한 이들은 심한 복통으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결국 시부모와 남편의 이모는 약 1주일 만에 사망했고, 남편의 이모부만 극적으로 생존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패터슨이 만든 음식에는 맹독성 버섯인 알광대버섯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운로드.jpg독버섯을 넣어 만든 비프 웰링턴 / Supreme Court of Victoria


알광대버섯은 독성이 극히 강하고 식용 버섯과 외형이 유사해 전 세계 독버섯 사망 사례의 약 9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패터슨의 남편도 이 식사 모임에 초대받았으나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두 사람은 장기간 별거 상태였으며, 자녀 양육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었습니다.


법정에서 드러난 계획적 범행의 증거들


재판 과정에서 패터슨 측은 독버섯을 실수로 요리에 넣은 사고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패터슨이 각 사람마다 서로 다른 색깔의 접시에 음식을 담아 대접한 점을 주목했습니다.


이는 패터슨 자신이 실수로 독이 든 음식을 먹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계획한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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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경찰이 패터슨의 PC를 조사한 결과, 사건 발생 1년 전에 그녀가 근처에서 알광대버섯이 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웹사이트를 검색한 기록이 발견됐습니다.


더불어 패터슨은 희생자들을 식사에 초대하면서 자신이 암 진단을 받았다고 거짓말했으나, 실제로는 그런 진단을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살아남은 유일한 피해자인 이언 윌킨슨은 선고 이후 법정 밖에서 "일이 잘못될 때 우리의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좋은 사람들, 서비스, 시스템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의 삶과 우리 공동체의 삶은 타인의 친절에 달려 있다. 나는 모든 사람이 서로에게 친절하기를 바란다"며 "기도와 응원 메시지로 우리에게 용기를 북돋아 준 호주 전역과 세계의 많은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건은 재판 기간 동안 호주 전역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날 법원은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TV 카메라를 법정 내부로 들여와 선고 장면을 생중계하는 것을 처음으로 허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