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WSJ "조지아주, 현대차·LG 공장 불법 근로자 단속에 성장세 흔들"

WSJ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대규모 단속... 조지아 경제 성장세 급제동"


조지아주가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 대한 불법 근로자 단속 여파로 흔들리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 시각) 보도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기업 투자로 호황을 누리던 지역 경제가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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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로 꽃피운 조지아 경제


2022년 현대자동차그룹이 조지아주와 55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을 때,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주 역사상 최대 경제 프로젝트"라고 자평했습니다. 주 정부는 현대차에 20억 달러 상당의 세제 혜택을 제공했고, 이후 사바나 인근은 전기차 산업 거점으로 급성장했습니다.


공장이 들어선 풀러 지역의 인구는 2020~2024년 사이 22%나 늘며 약 3만1000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이 중 절반은 한국인이었으며, 이주민 유입에 따라 한때 단 한 곳뿐이던 한국 식당은 6곳으로 늘었고, 주택 신축 수요도 폭발했습니다.


단속 이후 '충격과 배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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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HL-GA 배터리컴퍼니 건설 현장에서 불법 체류자 단속을 벌이며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단속 과정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포함해 총 475명이 체포됐습니다.


교민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합법 비자를 소지한 근로자까지 단속에 휘말렸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현지 목회자 김호성 씨(51)는 "그동안 미국 사회에 뿌리내리고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강했는데 이번 단속은 그 자부심에 큰 상처를 냈다"며 "교민들이 분노와 두려움 속에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교민은 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었는데, 지지는커녕 내쫓기는 기분"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지역사회와 경제도 타격 우려


이민세관단속국(ICE) 홈페이지이민세관단속국(ICE) 홈페이지


조지아주 경제개발부의 팻 윌슨 국장은 최근 기고문에서 "조지아에는 10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운영되고 있으며, 1만70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며 "한국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조지아 경제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WSJ은 무리한 단속으로 교민 사회의 신뢰가 흔들리고, 지역 경제 성장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모범 투자자로 불리던 한국 기업들과의 관계에도 불필요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