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화재 사고로 장애 갖게 돼 직장 잘린 여성... 아들이 공부했던 교과서로 독학해 명문대 합격

화재 생존자의 새 출발, 50대 여성의 학업 도전기


10년 전 화재로 심각한 신체적 손상을 입은 중국인 50대 여성이 은퇴 후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후베이 TV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양 씨는 중국 남서부 윈난성 쿤밍에 위치한 대학교 대학원의 합격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이곳에서 법학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인사이트thepaper.cn 갈무리


양 씨는 대학원 입학시험에 두 번 도전한 끝에 합격했습니다.


그녀는 소셜 미디어(SNS)에 "저는 한때 사고를 당해 장애를 갖게 됐고 직장을 잃었으며 우울증까지 겪었다. 이제 50세가 되어 법학 석사 학위라는 꿈을 향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려고 한다"라는 소감을 남겼습니다.


인생의 시련과 도전


중국 동부 산둥성 지닝 출신인 양 씨는 1990년대 중반 상하이의 명문 대학에서 화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러나 2013년, 그녀의 삶은 큰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화재 사고로 팔과 얼굴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는데요. 양 씨는 "왼팔은 기능을 전부 잃었지만 다행히 오른팔은 절반 정도 기능만 남아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고 이후 그녀의 얼굴에는 큰 흉터가 남았고, 외출할 때마다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습니다.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인해 직장 생활을 지속할 수 없었던 그녀는 결국 직장을 그만두고 몇 년 전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인사이트SCMP 갈무리


양 씨는 지난 20년 동안 석사학위 취득을 꿈꿔왔다고 합니다. 그녀가 실제로 대학원 시험 준비를 시작한 계기는 2년 전 아들이 대학원 입학시험에 떨어졌을 때였습니다.


양 씨는 "시험 끝나고 복습 자료 정리하는 걸 도와주고 있었는데 이 책들을 이렇게 싸게 팔면 얼마나 아쉬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몇 페이지를 훑어보니 내용이 제게 어렵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아들이 남긴 교재를 활용해서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새로운 꿈을 향한 여정


양 씨에게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영어였습니다. 20년 넘게 영어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는데요. 그녀는 "시험이 꽤 어려웠다. 남편과 아들의 응원과 도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시험 중에는 마스크를 벗으라는 요청을 받았고, 일부 학생들이 그녀의 흉터에 충격을 받았지만, 양 씨는 이미 그런 반응에 익숙해져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녀는 "아들이 저를 돌봐주는 동안 시험을 봤다. 두 역할이 바뀌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양 씨는 연금으로 석사 학위 과정을 이수할 계획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은퇴 생활을 스퀘어 댄스나 여행에 바친다. 하지만 저는 은퇴 후 공부하는 데 집중한다. 정말 멋진 삶이 될 거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녀는 또한 "인생의 어떤 단계에 있든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한 누리꾼은 "저는 이모님의 용기, 끈기, 지혜에 감탄했다"며 양 씨의 도전을 응원했습니다.